기술이 완성되기까지는 막대한 시간과 비용이 들어간다. 수년간 연구개발에 투자하고 수많은 실패와 시행착오를 거쳐 공정 조건을 잡고 수율을 끌어올리는 과정이 반복된다. 기업의 기술 경쟁력은 기술 자체뿐 아니라 이를 만들어내기까지 축적된 경험과 노하우에 있다.
게다가 아무리 우수한 엔지니어라도 첨단 기술을 혼자 오롯이 개발할 수 없다. 기술 유출은 모두의 노력과 땀이 담긴 경험을 통째로 넘겨버리는 행위다.
기술 유출의 진짜 피해는 선두 기업이 수년간 겪어야 했던 시행착오와 실패의 시간을 경쟁사가 통째로 건너뛰게 만든다는 점이다. 막대한 연구개발비와 인력을 들여 쌓은 기술 격차를 상대적으로 적은 비용과 시간으로 좁힐 수 있게 돕는 것이다.
실제 SK하이닉스 직원이 중국 화웨이 자회사로 이직하는 과정에서 유출한 것으로 알려진 ‘하이브리드 본딩’ 기술은 차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의 고단 적층을 구현하는 데 중요한 핵심 기술이다. HBM의 고단 적층을 구현하기 위해 중요한 기술인 만큼 향후 반도체 경쟁력과도 직결될 수 있다.
삼성전자 임직원들이 D램 개발 반도체 제조 레시피인 공정종합 절차서(PRP)를 중국 창신메모리(CXMT)에 전달함에 따라 CXMT가 메모리 4위까지 성장할 기반을 줬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기업이 피땀 흘려 쌓은 기술을 빼앗기는 것은 곧 국가 경쟁력의 일부를 빼앗기는 것과 다르지 않다.
기술 유출을 둘러싼 유혹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기술을 빼돌려 얻을 수 있는 이익에 비해 처벌과 책임이 가볍다면 기술 사냥을 근절하기 어렵다.
기술을 빼돌리는 것은 국가의 미래까지 훔치는 중대한 범죄다. 수년간 동료들과 함께 쌓아온 기술을 개인의 이득을 위해 빼돌리고 경쟁국의 추격을 앞당기는 행위라면 그 피해에 상응하는 책임을 물어야 한다. 기술을 지키고 초격차를 유지하기 위해서라도 기술 유출 범죄에 대해 엄중한 처벌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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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이미나 기자]](https://image.edaily.co.kr/images/photo/files/NP/S/2026/09/PS26090400261.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