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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매판매 둔화, 과소평가 해선 안돼”
확진자 한 명이 나왔다고 해당 아파트 단지 전원을 14일간 격리시키고, 관광지 문을 닫고, 해외 택배를 받았다는 이유로 핵산검사를 요구하고 있다. ‘칭링’(淸零·제로 코로나)이라 불리는 강력한 방역 정책은 초기에는 중국의 빠른 생산 회복을 도왔지만, 장기적으로는 소비 회복을 더디게 만들고 있다.
중국 국내총생산(GDP)에서 소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절반이 넘는다. 소비 회복이 느려지면 경제 성장 자체에 타격을 줄 수밖에 없다.
지난 17일 중국국가통계국 발표에 따르면 작년 중국 GDP 성장률은 8%로 집계됐다. 특히 소매판매는 12.5%의 높은 성장을 기록했다. 그러나 이는 2020년과 대비한 기저효과 덕이 컸다. 중국 GDP는 2020년 2.3% 성장했지만 소매판매는 마이너스(-) 3.9%로 추락한 바 있다.
소매판매 추세는 하반기 들어 급격히 꺾였다. 작년 1~3월 소매판매는 30% 넘게 증가했지만 4월 10%대로 떨어졌고, 8월에는 2.5%에 불과했다. 이후 다시 회복하나 싶었지만 12월에는 1.7% 증가하는데 그쳐 예상치(3.7%)를 크게 밑돌았다.
이는 12월 생산과 고정자산투자(누적 기준)이 각각 4.3%, 4.9% 증가한 것과 대비된다. 기저효과를 고려하기 위해 2년 평균을 내도 생산(5.8%), 투자(3.9%)에 비해 소매판매는 3.1%에 그쳤다.
둥베이(東北)증권은 “12월 소매판매의 급격한 둔화는 코로나19가 중국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과소평가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코로나19가 올해 1분기 중국 경제의 회색코뿔소가 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소비부진 장기화에도 제로코로나 고집할듯
중국 내에서는 생산 및 투자 개선세가 약한데다 소비부진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경제 성장 둔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화타이(華泰)증권은 “코로나19 확산, 주민소득 및 고용 개선 지연, 주택가격 하락에 따른 마이너스 부의 효과 등으로 1분기 소비회복이 강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따라 중국 각 지방정부는 춘제 기간 지역 내 소비 촉진을 위해 다양한 방안을 꺼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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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중국 경제수장인 리커창 총리는 지난 10일 한 회의에서 “중국경제가 언덕을 넘는 고비에 있다”고 평가하면서 1분기 및 상반기에 경제가 안정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내수확대 전략을 확고히 실행하고 14ㆍ5계획에서 확정한 중대 프로젝트 등을 신속히 추진할 것을 강조하기도 했다.
다만 이같은 단기적인 정책이 소비 촉진을 유도할지는 미지수다. 베이징 동계올림픽(2월4~20일)을 앞두고 중국 여러 지역에서 코로나19가 재확산되면서 지역봉쇄, 이동제한 등 방역 강도 및 범위도 확대되고 있다고, 이로 인해 생산·운송차질, 소비부진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이에 중국 내에서도 ‘칭링’ 정책을 다소 완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지만 중국 정부는 이를 견지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14억명의 인구 대국인 중국은 전염병이 퍼질 경우 의료 체제 붕괴가 불가피하다는 것도 걸림돌이다.
중국의 강력한 방역 정책은 전 세계에도 리스크다. 유라시아그룹은 최근 보고서에 “올해 집권 3기를 앞둔 시점에서 시진핑 국가주석이 방역 노선을 바꾸는 것은 불가능할 것”이라며 “중국의 초강도 방역 정책 시행은 전 세계 공급망 혼란 가중을 의미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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