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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세트>그리핀(패) 0대3 SK텔레콤 T1(승)
[이데일리 노재웅 기자] 지난해 무관에 그쳤던 SK텔레콤 T1이 팀의 7번째 LCK 우승컵을 들어 올리며 명가 재건에 성공했다. 정규리그 내내 ‘어나더 레벨’로 불리던 그리핀은 지난해 서머 시즌에 이어 연속 준우승을 기록, 큰 경기에서의 아쉬움을 남겼다.
13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종합운동장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9 스무살우리 리그오브레전드 챔피언스 코리아(LCK) 스프링’ 결승전에서 SKT T1이 그리핀을 상대로 세트 스코어 3대0으로 승리하며 우승을 차지했다.
◇1세트: 한방에 대역전극 연출한 SKT
그리핀이 조합의 강점을 살려 초중반 내내 기세를 살려나갔지만, SK텔레콤 T1이 차분하게 힘을 모아 한 번에 터뜨리는 데 성공하면서 대역전극을 연출했다. 페이커와 테디가 후반 한타 때마다 압도적인 딜량을 뽑아낸 것이 결정적이었다.
긴장감이 넘치는 결승전 첫 라운드에서 과감한 카드를 꺼낸 건 그리핀이었다. 탈리아-판테온 바텀 조합을 깜짝 카드로 꺼내 들었고, 이는 경기 시작 1분 만에 ‘바이퍼’ 박도현의 탈리아가 첫 킬을 올리는 결과로 이어졌다.
그리핀은 바텀 라인전의 우위를 살려 2랩 타이밍에 ‘타잔’ 이승용의 올라프와 함께 포탑 다이브를 시도했다. 킬은 나오지 않았지만, 탑 라인에서 ‘칸’ 김동하의 헤카림을 순간이동으로 불러들이는 이득을 챙겼다.
경기는 초반부터 뜨거운 양상을 이어갔다. 7분 탑에서 ‘소드’ 최성원의 사일러스가 포탑 다이브로 솔로 킬을 따내는 동시에 ‘클리드’ 김태민의 렉사이가 합류하면서 러브샷이 나왔다. 그 사이 타잔은 화염용을 첫 용으로 편하게 챙겼다.
그리핀은 바로 전령을 먹고 탑 라인에 풀었고, 12분 만에 탑 2차 포탑까지 밀어냈다. 동시에 SKT는 바텀 듀오와 정글 3명을 바텀 라인으로 보내며 균형을 맞추고자 했지만, 소드가 혼자서 포탑 방어에 성공하며 무위로 돌아갔다.
14분 두 번째 화염용 앞에선 SKT가 선방했다. 5대5 한타 구도에서 클리드의 렉사이가 스틸에 성공한 뒤 침착하게 뒤로 빠지면서 이득을 취했다.
세 번째 용도 화염용이 등장했고, 양 팀은 18분 용의 등장과 함께 한타 구도를 열었다. 이번엔 클리드가 스틸에 성공했지만, 전투는 SKT가 승리했다. ‘페이커’ 이상혁의 라이즈가 혼자서 소드와 타잔을 잡아내면서 승리를 이끌었다.
그리핀은 조합의 장점을 살린 작전으로 23분 페이커의 라이즈가 더 크기 전에 흐름을 한 번 끊어냈다. 탈리야와 판테온의 궁으로 라이즈를 고립시켜 킬을 올렸다.
그리핀의 기동력을 활용한 작전은 계속됐다. 25분 용만 빠르게 먹고 빠진 뒤 27분에는 상대가 귀환한 틈을 타 순식간에 바론까지 챙겼다. 두 번 모두 전투는 피하면서 빠른 판단으로만 얻어낸 이득이었다.
그리핀이 경기 내내 이어갔던 골드 우위가 35분 뒤집어졌다. 바론 앞 한타 구도에서 ‘쵸비’ 정지훈의 합류가 잠깐 늦어지는 사이 3명을 끊어내면서 SKT가 손쉽게 바론을 챙겼다.
이때의 승리는 바로 1세트 대역전극으로 이어졌다. SKT는 바론 버프를 살려 바텀 억제기를 밀어놓은 뒤 장로 용 앞에서도 4명을 죽이면서 한타 대승을 이끌었다. 쵸비는 끝까지 홀로 남아 분전했지만, 팀의 패배를 막아내진 못했다.
◇2세트: SKT, 압도적 경기력으로 29분 승리
1세트 힘겨운 역전승을 일궈낸 SK텔레콤 T1이 2세트는 일방적인 승리를 취했다.
이번엔 그리핀이 경기 시작 1분 만에 대형 사고를 당했다. 그리핀이 상대 레드 정글 앞에서 먼저 전투를 유도했지만, 칸의 아칼리가 라인에 서지 않고 합류해주면서 SKT가 단번에 2킬을 올렸다.
이때 데스를 기록한 쵸비의 리산드라를 SKT는 바로 노렸다. 클리드의 자르반이 뒤에서 허를 찌르면서 4분 만에 쵸비에게 2데스를 선사했다.
양 팀 미드 라이너의 차이는 계속해서 벌어졌다. 11분 전령 앞에서의 대승에 이어 13분 용 앞에서도 쵸비를 연달아 잡아내면서 페이커의 아지르는 3킬0데스3어시스트로 ‘전장의 왕’이 됐다. 반면 쵸비의 리산드라는 1킬4데스로 힘을 잃었다.
경기는 빠르게 SKT 쪽으로 기울기 시작했다. 불리한 경기를 뒤집어보기 위한 그리핀의 무리한 플레이는 번번이 실패로 돌아갔고, 골드 격차는 30분 이전에 1만 골드 이상까지 벌어졌다.
SKT는 20분 이후 벌어진 한타 때마다 성장차이로 칸의 아칼리와 페이커의 아지르가 전장을 휘저었고, 그리핀에게 한 번의 반격도 허용하지 않았다. 결국 그리핀의 넥서스가 29분 만에 무너지면서 SKT는 우승까지 1승만을 남겨두게 됐다.
◇3세트: 1세트 밴픽 반복한 그리핀, 결과도 그대로
그리핀은 1세트에 선보였던 깜짝 카드인 ‘탈리야-판테온’ 바텀 조합을 다시 꺼내 들었다. 같은 밴픽 선택은 같은 경기 결과로 이어졌다.
3세트도 첫 킬이 빠르게 나왔다. 클리드의 자르반이 라인을 밀고 있던 상대 바텀을 찔러주면서 바이퍼의 탈리야를 2분 만에 잡아냈다. 클리드는 동에 번쩍 서에 번쩍하며 초반 타잔의 동선을 꽉 틀어막았고, 10분에는 결국 타잔의 엘리스를 솔로 킬로 따내는 성과까지 올렸다.
승기가 SKT로 넘어가던 초반 흐름 속에서 소드가 분전하며 팀에 희망을 안겼다. 13분 소드의 아트록스는 칸의 리븐을 솔로 킬로 잡아냈고, 탑에서의 승리로 그리핀은 전령까지 챙길 수 있었다.
그리핀과 SKT는 서로 계속해서 자신들의 강점을 살려 이득을 번갈아 챙겼다. SKT는 미드 한타 대치 구도를 형성해 페이커의 라이즈를 앞세워 승리를 챙겼고, 그리핀은 탈리아-판테온의 궁을 활용해 날개 쪽에서 상대를 잘라냈다.
20분 열린 미드 5대5 한타에선 4대4로 막상막하의 대결을 펼쳤다. 하지만 1세트와 마찬가지로 원거리 딜러 챔피언인 이즈리얼을 보유한 SKT가 대치 구도에서 미세한 우위를 점해나가기 시작했다.
경기 내내 고전했던 칸의 리븐이 23분에는 주인공이 됐다. 용 앞에서 그리핀이 먼저 연 한타에서 트리플킬을 올리며 전투 승리와 바론 획득을 동시에 안겼다.
위기에 직면한 그리핀은 28분 모든 궁과 스킬을 테디의 이즈리얼에 쏟아부었음에도 결국 테디를 잡아내는 데 실패했다. 원거리 딜러를 고르지 않은 선택이 결과적으로는 끝까지 발목을 잡은 셈이다.
결국 2세트와 마찬가지로 30분 만에 압도적인 차이로 SKT가 상대 넥서스를 정복하며 우승 깃발을 꽂았다.
한편 LCK 스프링 우승을 차지한 SKT T1은 국제 대회인 ‘2019 미드 시즌 인비테이셔널(MSI)’로 향한다. 올해 MSI는 오는 5월 1일부터 7일까지 베트남 호치민에서 플레이-인 스테이지를, 5월 10일부터 14일까지는 베트남 하노이에서 그룹 스테이지가 진행된다. 아울러 5월 17일부터 19일까지 대만 타이베이에서 4강과 결승이 펼쳐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