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국내 최대 VR스튜디오 가보니..'에네르기파'를 쏘다

이 기사 AI가 핵심만 딱!
애니메이션 이미지
김유성 기자I 2018.12.08 12:01:49

현대백화점 IT사업 자회사 현대IT&E, 강남역에 국내 최대 규모 VR테마파크 개관
1200평 규모에 150명 스텝, 여느 유원지 못지 않은 놀거리 구비

[이데일리 김유성 기자] 오른쪽 옆구리에 손바닥을 마주보고 기를 모았다. 입에서는 ‘오오오오~’라는 소리가 나왔다. 손바닥 사이로 하얀색 공 모양의 기(氣)가 모이면서 뭉치는 게 보였다. 기가 배구공 크기가 됐을 때 손바닥을 전면으로 뻗었다. 그리고 소리쳤다.

“에·네·르·기·파!”

김유성 이데일리 기자가 VR기기를 쓰고 에네르기파를 쏘고 있다.


‘콰과광’ 소리가 나면서 눈 앞 땅이 길게 종으로 패였다. 에네르기파는 전면의 건물을 반파했다. 만화 ‘드래곤볼’에서 주인공들의 결정타이자, 1990년 소년들의 상상속 장풍이었던 에네르기파가 실제로 구현됐다. 옆에 서 있던 ‘피콜로’(드래곤볼 캐릭터 중 하나)가 잘했다고 칭찬해줬다.

에네르기파로 다른 사용자와 일대일 대전(對戰)까지 했다. 대전이 끝나자 귀 옆으로 땀이 흘렀다. 대전 상대는 “힘들어요”라며 주저앉으려 했다.

현대백화점의 IT사업 자회사 현대IT&E가 강남역 근처에 국내 최대 규모 ‘VR스테이션 강남점’ 문을 지난 11월 30일 열었다. 올해 초중반 잠잠했던 VR체험 유원시설이 다시 대중 앞에 나타난 것이다.

VR스테이션 강남점은 강남역 출입구 바로 앞에 있다. 서울 안에서도 금싸라기로 소문난 이 지역에 현대IT&E는 4개층 3960㎡ 규모로 VR스테이션을 꾸몄다. 약 1200평 규모다.

정식 개관 하루 전인 29일 이곳을 찾았을 때는 준비가 한창이었다. 손목에 큐알코드가 인쇄된 종이 팔찌를 감고 들어가자 VR체험 기기가 눈앞에 들어왔다. 흔히 봐왔던 의자형 기기에서 걸어다니면서 적을 총으로 쏘는 기기, 자전거, 우주선 조종석 같은 기기도 있었다.

각 VR 코너마다 적게는 2명 많게는 4~5명의 스텝이 있었다. 이들은 방문 손님에 VR기기 사용 요령을 알려주고 혹시 모를 안전사고를 막는 일을 한다. 손님들의 출입도 통제한다.

강남 한복판 건물 안이란 것만 다를 뿐 일반 유원지나 다름 없었다. 실제 방문 손님들은 VR기기를 타고 여러 센서를 붙이면 무한에 가까운 가상 공간에서 총을 쏘거나 자동차를 운전하거나 하늘을 날았다. 요금도 4개 기구를 이용해보는데 3만원에서 4만원 사이였다.

현대IT&E 관계자는 “아르바이트생만 150명”이라고 귀띔했다. 동시 이용자 수는 최대 120명, 하루 최대 이용자 수는 5000명이다. 1200평 공간 안에서 꽤 큰 규모의 고용이 창출된 셈이다. VR테마파크가 도심속에서 대중화될 때 기대할 수 있는 효과이기도 하다.

총싸움 VR을 체험 중인 방문자들. 이들의 안전을 고려해 각 코너마다 2~5명 가량의 스텝들이 상주하고 있다.
건물 구성은 층별로 달랐다. 2층과 3층은 국내 VR콘텐츠 업체들이 입점했다. 지하 1층은 반다이남코 등 일본 VR 콘텐츠 기업들의 기구와 콘텐츠가 들어와 있다.

국내 기업들이 입점한 2층과 3층에는 꽤 넓은 규모의 실내에서 서바이벌 총싸움을 할 수도 있고, 5면 미디어아트도 즐길 수 있었다. 초기 VR 체험 모델인 4D극장도 있었다. 영화 ‘신과함께’를 모티브로 한 롤러코스터 서비스가 제공됐다.

지하 1층은 일본 애니메이션 팬들이 좋아할 만한 공간이었다. 에반겔리온, 드래곤볼 등 1990년대를 풍미했던 일본 대표 애니메이션이 VR 배경이 됐다. 이 애니메이션에 나온 인물들과 직접 대면해 도움을 받는 형태였다.

특히 에반겔리온 VR은 직접 로봇 머신 ‘에바’를 타고 미사일을 쏘며 적과 싸우는 와중에 미녀의 도움을 받는 콘셉트였다. 캐릭터를 좋아하는 마니아층을 공략한 VR이었다.

비행기 격추 게임(갤러그), 카트레이싱, 자전거, 드래곤볼, 에반겔리온, 신과함께 롤로코스터를 체험하는 동안 2시간이 훌쩍 지나갔다. 평소 고소공포증이나 어지럼증이 없는 사람이라면 무리없이 즐길 만 했다. 도심형 테마파크로 연인들이나 가족들이 간편하게 와 즐길 수 있다는 이점이 컸다.

다만 아쉬움은 VR 콘텐츠였다. 아직은 VR콘텐츠 시장이 질적으로 더 성장해야한다는 필요성이었다. 초기 롤러코스터 위주의 ‘보는 VR’에서 ‘체험형 VR’로 발전하고 있지만, 해상도 개선과 VR기기의 경량화는 필요해 보였다.

업계 관계자는 “업체별로 VR기기의 경량화가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콘텐츠에 대한 투자도 늘고 있다”며 “지금보다 빠른 네트워크의 5G시대가 본격화되면 VR 콘텐츠도 획기적으로 개선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 기사 AI가 핵심만 딱!
애니메이션 이미지지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