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인상·가계부채 대책 앞두고 숨죽인 주택시장 “일단 지켜보자”

김기덕 기자I 2017.10.22 11:46:11

정부, 24일 가계부채 종합대책 발표 예정
강남 재건축 시장 중심으로 매매거래 ''뚝''
금리 인상·보유세 인상 등 변수 "눈치보기 지속"

한 시민이 서울 송파구의 공인중개업소를 지나가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이데일리 김기덕 기자] 오는 24일 예고된 정부의 가계부채 종합대책 발표를 앞두고 서울 강남 재건축 시장을 중심으로 주택시장이 바짝 움츠러들고 있다. 다주택자를 더욱 옥죄는 강화된 대출 규제가 나올 예정인데다 연내 금리 인상 가능성도 커지면서 최근 활발하던 주택시장은 매수세는 뚝 끊어지며 관망세가 짙어지는 모습이다.

22일 정부 부처에 따르면 문재인 정부는 가계부채 안정적 관리 계획을 담은 종합대책을 24일 공식 발표한다. 총 1400조원을 넘어서며 심각한 수준으로 치닫는 가계부채를 종합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문 대통령이 취임 5개월 만에 내 놓은 첫 대책이다.

◇ 대출규제 연장선.. 다주택자 투자수요 차단

이번 대책은 새 정부 들어 부동산 시장 과열을 잡기 위해 2차례에 걸쳐 내 놓았던 대출 규제의 연장선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대출 규제의 핵심은 내년부터 신(新) DTI(총부채상환비율)를 도입하고,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은 2019년까지 단계 도입하는 내용이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DTI는 소득 대비 갚아야 할 빚을 보여주는 지표로 차주의 대출 한도를 정하는 규제다. 신DTI는 지금처럼 주택담보대츨 한 건 당 대출한도를 적용하는 게 아니라 대출자의 모든 주택대출 원리금을 합쳐 계산하게 된다. 신 DTI보다 한층 더 강력한 대출 규제인 DSR은 주택담보대출 외에도 전세자금대출, 신용대출, 마이너스통장 등 제도권 내 모든 빚이 총부채로 잡히기 때문에 대출자의 대출 한도가 큰 폭으로 줄어들게 된다. 사실상 정부가 주택담보대출을 2건 이상 받는 다주택자의 추가 대출을 막아 실수요가 아닌 투자·투기 수요를 차단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로 해석된다.

◇ 강남 재건축 오름세 둔화.. 거래시장 한산

여기에 지난 19일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금리 인상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주택시장 움직임도 한산한 모습이다.

부동산114에 띠르면 서울 재건축 아파트값 상승폭은 추석 직후 0.36%에서 지난 20일에는 0.23%로 오름세가 둔화했다. 서울 서초구 잠원동 S공인 관계자는 “잠실주공5단지 50층 재건축 허용과 서초구 반포주공1단지, 한신4지구 등 대어급 재건축 사업 시공사 선정 이슈에 활발하던 재건축 시장이 다시 꺽이는 분위기”라며 “일주일 전까지만 하더라도 하루에 10여통 이상 되는 매수 문의가 거짓말처럼 쏙 들어갔다”고 전했다.

지난달 재건축 시장 가격 상승을 이끌었던 잠실주공5단지도 거래가 줄면서 가격 상승세가 멈춘 상황이다. 잠실주공5단지는 50층 재건축 허용 소식에 이달 들어 전용 77㎡형이 역대 최고가인 16억원에 거래가 이뤄지기도 했다. 이는 두달 전 8·2 대책 직후 보다 2억원이나 오른 가격이다. 잠실동 S공인 관계자는 “이달 초만 해도 잠실주공5단지를 비롯해 주변 잠실 리센츠아파트, 엘스아파트 등을 사려는 문의가 많아지면 호가가 꾸준히 올랐는데 최근에는 매물이 있어도 거래가 뜸한 편”이라며 “일단 대책의 강도나 이후 시장 상황을 지켜보려는 매수 대기자가 많다”고 전했다.

강북의 일반 아파트 단지도 지난주부터 매수 문의가 줄어든 곳이 많다. 마포구 아현동의 한 중개업소 사장은 “집이 꼭 필요한 실수요자들은 매수하지만 아무래도 추석 전보다는 매수 문의가 줄고 거래도 뜸하다”며 “가계부채 대책 발표되면 한동안은 매수·매도자들이 심리적으로 위축되지 않을까 생각된다”고 말했다.

◇ 주거복지 로드맵 등 추가 규제 예고.. 시장 관망세

전문가들은 가계부채 대책 발표 이후 주거복지로드맵 등 추가 대책이 나올 예정인데다 내년 4월 양도소득세 중과 등 줄줄이 규제가 예고된 만큼 주택시장에 대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여기에 지난주 김동연 경제부총리가 ‘보유세 인상 카드’를 언급하고 나선 것도 변수로 거론된다. 함영진 부동산114센터장은 “정부의 집값 안정화 의지가 워낙 강력한데다 추가 대출 규제, 금리 인상 등의 우려로 당분간 시장은 눈치보기가 지속되면서 매매거래량과 가격움직임이 둔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서울 재건축 아파트 주간 매매변동률 추이[부동산114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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