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년만에 '소기름 라면' 소환하는 삼양식품 속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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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희준 기자I 2025.10.26 14:59:58

'뿌리재건 통한 3마리 토기잡기'
우지파동 호명해 명예회복 노리는 자신감
매출 77%에 이르는 불닭볶음면 의존도 낮추기
글로벌 쾌속질주 대비 정체된 12% 국내MS 끌어올리기

[이데일리 노희준 기자] 삼양식품(003230)이 32년만에 ‘우지라면’을 재출시키로 한 가운데 ‘뿌리 재건을 통한 3마리 토끼잡기’ 전략이란 분석이 나온다. 글로벌에서 얻은 자신감을 바탕으로 원조 삼양라면의 명예회복을 노리는 동시에 불닭볶음면에 대한 매출 쏠림 현상을 완화하고, 팜유라면 시대에 우지라면을 내세워 미진한 국내 점유율을 끌어올리려는 포석이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삼양식품은 내달 3일 명동 한 호텔에서 신제품 출시 간담회를 연다. 삼양식품은 이날 1963년 ‘우지’(소기름)로 튀겨 만들었던 국내 최초 라면인 ‘삼양라면’을 최근 소비자 입맛에 맞게 개선해 ‘삼양라면 1963’ 이름으로 내놓을 계획이다.

삼양식품 고위 관계자는 “지금 삼양식품은 불닭볶음면에만 너무 편중돼 있다. 불닭볶음면이 궤도에 올라 (제품을 확장할) 여유가 생겼다”면서 “그간 삼양식품의 시작있었던 제품을 너무 내버려둔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실제 상반기 기준 삼양식품 전체 매출에서 불닭볶음면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76.7%에 이른다.

삼양식품은 불닭볶음면 하나로 시가총액 10조원 규모의 글로벌 식품기업이 됐다. 불닭볶음면은 2012년 출시 돼 2023년 50억개, 2024년 70억개를 넘어 지난해 상반기까지 국내외에서 누적 80억개가 팔린 메가 히트 제품이 됐다.

글로벌 시장에서 불닭볶음면이 쾌속질주하는 것과 달리 삼양라면은 국내에서 정체돼 있다. 삼양라면이 ‘공업용 우지’를 사용했다는 ‘우지 파동’을 거치며 수직 낙하한 뒤 반등을 못하고 있어서다. 우지파동은 1989년 11월 검찰이 실제로는 식용 우지를 사용하던 삼양식품 등이 ‘공업용 우지’를 사용했다며 식품위생법 위반 혐의로 회사 대표와 실무자를 구속 입건한 사건이다. 사건 발생 12일만에 당시 보건사회부장관이 ‘라면 무해 판정’을 내리고 7년 9개월만에 고등법원 무죄 판결과 대법원 기각 결정이 이어졌다. 하지만 이미 ‘공업용 기름을 썼다’는 낙인 속에 삼양라면에 대한 소비자 신뢰는 땅에 떨어진 뒤였다. 이 탓에 60%로 1위를 기록했던 당시 삼양식품 라면시장 점유율은 15%로 떨어졌고 현재도 유지부동이다. 현재 국내 라면 시장은 농심(004370)이 60%, 오뚜기(007310)가 20%중반 , 삼양식품(003230)이 12%, 팔도가 나머지를 차지하고 있다.

이 때문에 삼양라면을 우지라면으로 재출시하는 것은 삼양식품이 과거의 아픈 상처를 공개적으로 드러낼 만큼 성장했다는 방증이자 우지라면을 전면에 내세워 명예회복과 함께 국내 시장내 미미한 점유율을 끌어올리겠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현재 팜유 중심의 라면에서 우지라면이 하나의 차별화 포인트가 될 수 있다. 삼양식품 고위 관계자는 “팜유라면과 비교해 우지라면은 구수한 국밥 같은 맛”이라며 “팜류가 식물성이라 건강하고 우지가 동물성이라 건강하지 않다는 건 사실이 아니다”고 했다. 실제 우지 포화지방산 비율은 43% 정도이나 팜유는 50%인 것으로 알려져있다.

일각에서는 삼양식품의 굴곡진 역사를 또다른 스토리로 활용하기 위한 전략이라는 해석도 있지만, 삼양식품은 선을 그었다. 삼양식품 고위 관계자는 “맛으로 승부하려 하고 스토리는 곁다리”라면서 “‘넥스트 불닭’이라고 하기에는 조금 오버다. 삼양라면에 다시 한번 생기를 불어넣기 위한 리뉴얼이라고 보면 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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