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중국 상하이항에서 출항하는 컨테이너선 15개 항로의 단기(spot) 운임을 종합한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지난 22일 기준 1254.99로 전주 대비 161.47포인트(14.8%) 올랐다. 이는 지난 11월 3일 기록한 1067.88을 뛰어넘는 연중 최고점이다. SCFI가 1200선을 돌파한 건 지난해 11월 25일 이후 약 13개월 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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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에즈 운하는 지중해와 홍해·인도양을 잇는 운하로 유럽과 아시아를 통하는 지름길로 불린다. 수에즈 운하를 거치지 않고 아프리카 희망봉을 우회하면 아시아~유럽 기준 거리는 9000킬로미터(㎞), 시간은 7~10일가량 더 소요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지난해 기준 세계 물동량 12%, 컨테이너 물동량의 32%가 이곳을 통행했다.
그러나 최근 예멘 후티 반군의 공격으로 글로벌 컨테이너선 공급 비중이 90%가 넘는 선사들이 수에즈 운하 사용을 중단했다. 지난 15일 세계 1위 해운사인 MSC를 시작으로 2위 덴마크 머스크, 3위 프랑스 CMA CGM 등 세계 10대 해운사 다수가 홍해 운송 중단 방침을 발표했다. 국내 해운사인 HMM 역시 기존 수에즈 운하 노선을 희망봉 노선으로 우회하게 했다.
이에 유럽·지중해 노선 운임이 대폭 상승하며 SCFI도 오름세를 기록했다. 유럽 노선 운임은 1TEU(1TEU는 6m여 길이 컨테이너 1개)당 468달러 상승한 1497달러를 기록했고, 지중해 노선 운임은 485달러 오른 2054달러로 나타났다. 선박들이 희망봉으로 우회할 시엔 기존 수에즈 운하 노선 대비 컨테이너선 기준 18~23% 공급 감소 효과를 내는 것으로 전해졌다.
여기에 더해 현재 파나마 운하 역시 통행이 원활하지 않아 내년 초까지 컨테이너 운임이 급등하리란 전망도 나온다. 태평양과 대서양을 연결하는 파나마 운하는 최근 극심한 가뭄에 따른 수량 부족으로 통행 가능한 선박 수가 줄어들었다. 파나마 운하는 전 세계 컨테이너 물동량의 32%가 거쳐 가는 주요 항로다.
배세호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내년 컨테이너 공급은 올해 대비 11% 증가할 예정으로 글로벌 소비 여력도 크게 반등할 수 없어 중장기적인 컨테이너 운임은 약세가 예상된다”면서도 “컨테이너 물동량에 큰 영향을 미치는 수에즈 운하의 통행 제한은 단기적인 컨테이너 운임의 급등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다만 미국을 중심으로 한 다국적 해상 안보 구상인 ‘번영의 수호자 작전’(OPG·Operation Prosperity Guardian)이 구성된 만큼 선사들이 조만간 홍해 운항을 재개하리란 얘기도 나온다. 머스크는 지난 24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우리는 선박들의 항로를 다시 바꾸기 위한 계획을 수립하고 있다”며 홍해 항로 운항을 재개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