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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아람코는 올해 1분기 순이익이 319억달러(약 42조3000억원)으로 집계됐다고 이날 발표했다. 395억달러(약 52조4000억원)에 달하는 순익을 거뒀던 지난해 1분기와 비교하면 19% 줄어든 액수다.
아람코의 실적 악화는 유가 하락 탓이 크다. 컨설팅회사 콰마르에너지의 로빈 밀스 최고경영자(CEO)는 “아람코는 매우 단순한 조직이다. (그 수익은) 석유 생산량에 가격을 곱한 후 비용을 뺀 것”이라며 “이익이 줄었다면 그건 모두 유가 때문”이라고 AP통신에 설명했다. 지난해 1분기 브렌트유 가격은 배럴당 100달러(약 12만3000원) 안팎이었지만 올해 1분기에는 평균 81달러(약 10만7000원) 수준으로 떨어졌다. 경기 침체에 따른 수요 감소 우려가 유가를 끌어내렸다.
1분기 이후에도 유가 하락은 이어지고 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비(非)OPEC 주요 산유국들의 협의체인 OPEC 플러스(+)는 지난달 하루 166만배럴 규모 추가 감산을 결정했지만 현재도 유가는 70달러대로 1분기보다도 낮아졌다. 3월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으로 촉발된 은행권 위기 여파가 지속되면서 경기에 대한 우려가 가시지 않고 있어서다.
이런 흐름에 대해 아민 나세르 아람코 CEO는 “최근 원유시장 약세는 (각국) 중앙은행의 통화 긴축 정책과 경제에 대한 우려 때문”이라며 “시장이 이 상황에 과잉 반응해 거래자들 매도를 초래했다고 생각한다”고 투자자들에게 설명했다. 그는 중국과 인도 경제가 빠르게 성장하는 상황에서 올해 석유 수요가 견조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지속 가능하고 저렴한 에너지 전환을 지원하기 위해선 한동안은 석유와 가스가 세계에 계속 필요할 것”이라고 했다. 아람코는 미국·호주 등의 천연가스 개발 프로젝트에 참여를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아람코는 1분기 배당금으로 195억달러(약 25조9000억원)을 지급하기로 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 늘어난 액수다. NYT는 무함마드 빈살만 왕세자가 추진하는 대규모 경제·사회 개혁 프로그램인 ‘비전 2030’로 사우디 정부의 재정 지출이 급증하면서 아람코가 배당 확대 압력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