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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일중 기자]미국 국가기록보관소가 3일(현지시간) 추가 공개한 ‘존 F. 케네디 전 대통령의 암살 관련 기밀문서’ 676건 가운데 미국의 인권운동가 마틴 루터 킹 목사에 대한 신랄한 비방을 담긴 문서도 포함된 것으로 CNN이 4일 보도했다.
CNN 보도에 따르면 에드가 후버 국장이 이끌던 미 연방수사국(FBI)이 작성한 20페이지 분량의 이 문건에서는 킹 목사를 각종 공산주의자들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묘사했다. 또 킹 목사가 자신이 이끌던 남부 기독교 지도자 회의에서 ‘탈세’ 등 재정적인 부정행위를 저질렀다는 혐의를 제기했다.
특히 문서는 킹 목사가 혼외정사와 여러 가지 성적으로 부적절한 행동으로 매우 곤란한 지경에 있다는 식으로 킹 목사의 사생활이 문란함을 암시·주장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하지만 문서 작성자들이 이 정보의 진위를 확인하고 쓴 것인지에 대해서는 불분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CNN은 FBI가 당시 상징성이 컸던 킹 목사의 추문을 파헤치는 데 초점을 맞춰 문서를 작성했으며 이를 바탕으로 도덕적 타격을 입히려 시도했던 것으로 분석했다.
마틴 루터 킹은 미국 침례교 목사이자 인권운동가로 1963년의 워싱턴 대행진을 비롯해 수많은 흑인 관련 운동과 인권 운동을 이끌어 법률과 제도의 수정, 공민권법, 투표권법의 개정과 흑인의 권리를 증진시켰다.
1964년 노벨 평화상을 받았으며 1968년 4월 테네시주에서 벌어진 흑인 미화원 파업운동을 지원하러 내려갔다가 멤피스에서 백인우월주의자의 흉탄을 맞고 사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