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시승기]푸조 3008 GT, 출력 더해 드라이빙까지 더한 프렌치 SUV

김학수 기자I 2017.09.21 08:28:07
[이데일리 오토in 김학수 기자] 유럽 출시와 함께 뜨거운 인기를 얻고 있는 푸조의 신형 3008은 한국 시장에서도 의미 있는 실적을 올리며 그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다. 3008에 담겨 있는 유니크한 감성과 세련된 스타일을 입고 매력적인 실내 공간과 감각적인 드라이빙은 여느 C-세그먼트 SUV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없는 매력이라 기자 역시 3008과의 만남을 좋은 기억으로 가지고 있다.

그리고 2017년 9월, 최고 출력 180마력의 2.0L 블루HDi 디젤 엔진을 탑재하고 주행 성능을 강조한 3008 GT를 만났다. 출력의 변화로 이뤄낸 주행 성능 개선과 푸조의 스포티한 감성을 담은 GT는 과연 3008이라는 그릇 안에서 어떤 매력으로 전해질까? 시승 전부터 이런저런 기대감에 즐거운 상상을 해본다.

흰색의 사자, 아니 세련미 넘치는 고양이로 보이는 3008 GT의 키를 쥐었다.

최근 차량의 크기는 줄이고 공간을 확보하는 푸조의 개발 철학 아래 개발된 푸조 3008 GT는 C-세그먼트 SUV치고는 꽤 컴팩트한 차체가 이목을 끈다. 4,450mm의 전장과 1,840mm의 전폭 그리고 1,625mm의 전고는 C-세그먼트에서 평균 혹은 평균보다 조금 작은 체격이다. 한편 휠베이스는 2,675mm이며 공차중량은 1,660kg로 기존 3008 대비 소폭 늘어났다.

푸조 3008 GT의 체격적인 부분을 고려한다면 국산차량으로는 투싼, 스포티지 등과 비슷한 체격을 가진 차량이며 수입 차량에서는 메르세데스-벤츠의 GLA가 비슷한 체격을 가지고 있지만 공간적인 부분에서는 3008 GT 쪽이 우위를 점한다.

새롭지만 푸조의 감성이 느껴지는 디자인

솔직히 말해 푸조 3008 GT의 디자인은 그리 인상적이지 않다. 이미 디자인에 대한 감성적인 부분은 기본 모델인 3008과 GT와 같은 외모를 가진 3008 GT라인에서 모두 경험했기 때문이다. 푸조 3008, 그리고 국내 데뷔를 앞둔 푸조 5008 등의 디자인을 보고 있자면 ‘분명 변했지만 여전히 푸조의 감성’이 드러나는 디자인이다.

과거의 우악스럽고 부담스러웠던 펠린룩을 벗고, 깔끔하면서도 감각적인 푸조 최신의 디자인은 무척이나 매력적이다. 이를 그대로 계승한 푸조 3008 GT는 입체적인 실루엣이 돋보이는 헤드라이트와 프론트 그릴을 통해 비슷한 체격을 가진 SUV 중 가장 역동적이고 세련된 디자인을 자랑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되었다.

측면 디자인은 높은 보닛 라인에서 이어지는 숄더 라인과 프론트 펜더에 더해진 디자인 요소로 이목을 끈다. 차분하면서도 여유로운 이미지로 차체의 크기를 더욱 크게 연출해 소유자의 만족감을 끌어 올린다. 참고로 C 필러는 ‘플루팅 루프’ 디자인을 적용하면서 더욱 세련되고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완성했다.

후면의 디자인 전면에서 선보인 화려하고 세련된 감성을 그대로 이어 받지 않고 깔끔함을 더하는 모습이다. 사자가 할퀸 푸조 고유의 실루엣이 적용된 리어 콤비네이션 램프와 이어진 검은색 패널은 후면 디자인의 재미를 더하는 것은 물론이고 차량의 전체적인 균형감을 잡아주는 요소로 느껴진다.

여기에 트렁크 게이트에 GT 엠블럼과 듀얼 타입의 머플러로 고성능 감성을 자아낸다. 다만 GT라인과의 차별점이 크지 않은 점은 분명한 단점이다.

훔치고 싶은 공간, 푸조 3008 GT의 i-콕핏

기자가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브랜드는 캐딜락이다. 이는 기자의 주변에서 다들 아는 사실이다. 하지만 예외가 있다. 바로 푸조의 최신 i-콕핏은 아마 캐딜락의 실내 공간보다 더 매력적이라고 느끼고 있기 때문이다. 푸조 3008 GT의 실내 공간은 무척 마음에 든다. 세련된 감성으로 여러 소재를 조합하여 시각적인 만족감을 극대화시켰고, 브랜드의 감성을 강조했다.

가죽과 우레탄, 플라스틱과 광택 소재 그리고 직물 소재의 절묘한 조합을 기반으로 하면서도 역동성과 기능성이 돋보이는 ‘운전자 중심의 설계’를 구성한다. 사용성이 완벽하지는 않지만 미래적인 감성이 더해진 컨트롤 패널과 팝업 스타일의 디스플레이 패널이 우수한 한글화를 통해 다양한 기능을 손쉽게 제공한다. 한편 컴팩트한 크기의 스티어링 휠 역시 만족의 대상이다.

특별한 포인트가 있다면 RPM 미터의 방향이 반대로 되어 있는 계기판이나 기에 고급스러운 감성을 전하는 카트리지 타입의 디퓨저의 적용이라 할 수 있는데 푸조의 개성 넘치는 감각이 돋보이면서도 다른 브랜드와의 확실한 차별화 포인트로 느껴진다.

푸조 3008 GT이 기존의 3008 대비 스포티한 감성을 강조한 모델이지만 공간에 대해서는 충분히 넉넉하다. 스포티한 감성의 시트가 적용되었지만 착좌감이나 안락함을 잊지 않았고, 레그룸과 헤드룸도 넉넉해 체격이 큰 운전자도 부담 없이 앉을 수 있다. 게다가 허벅지 시트의 거리를 조절할 수 있도록 한 점도 무척 마음에 드는 요소다.

2열 공간은 콤팩트 SUV인 만큼 아주 넓은 편은 아니지만 성인 남성 두 명이 편하게 앉을 수 있는 공간을 확보됐다. 헤드 룸이 넓은 편이고 시트의 기본적인 구성이 우수한 탓에 장거리 주행에서도 큰 불편함을 느끼지 않을 것 같다. 다만 2열 공간을 위한 USB 포트 부재는 다소 아쉬운 점이다.

차량의 크기가 다소 컴팩트하여 적재 공간에 대한 아쉬움이 있을 수 있지만 막상 푸조 3008 GT의 적재 공간은 상당히 넓은 편이다. 기본적인 적재 공간은 500L로 비슷한 체격을 가진 SUV보다 살짝 우위를 점하며 2열 시트 폴딩 시에도 최대 1,580L에 이르는 넉넉한 적재 공간을 자랑한다. 이를 통해 드라이빙의 즐거움과 다양한 아웃도어 라이프를 공유할 수 있다.

즐거운 드라이빙을 보장하는 2.0L 블루 HDI 디젤 엔진

푸조 3008 GT의 보닛 아래에는 이미 푸조 308 GT 및 508 RXH 등을 통해 몇차례 경험했던 2.0L 블루 HDi 엔진이 탑재된다. 이 엔진은 유로 6 규제를 충족시키는 클린 디젤 엔진이자 최고 출력 180마력과 40.8kg.m(@2,000RPM)의 토크를 내는 우수한 디젤 엔진으로서 3008 GT의에게 드라이빙 경쟁력을 부여한다. 여기에 EAT 6단 자동 변속기를 통해 전륜으로 출력을 전달하며 공인 연비는 리터 당 13.0km(복합 기준, 도심 12.0km/L 고속 14.3km/L)이다.

180마력에서 완성되는 푸조 3008 GT의 드라이빙

이미 푸조 3008 GT 라인의 시승을 통해 푸조 3008의 전반적인 만족감을 가지고 있던 만큼 출력이 180마력까지 상승한 GT 모델에 대한 궁금증이 컸다. 이에 3008 GT의 키를 받자마자 바로 도어를 열고 시트에 앉아 본격적인 주행에 나섰다. 물론 완성도 높은 디젤 엔진과 3008 GT는 기대 이상의 정숙성으로 화답하며 기대감을 높였다.

참고로 푸조 3008 GT의 가장 큰 매력은 넉넉한 시야와 i-콕핏의 조합에 있다. 사실 i-콕핏이 익숙하지 않은 운전자라면 적응하는 시간이 필요하겠지만 기자에게 i-콕핏은 헤드업 클러스터와 콤팩트한 스티어링 휠 그리고 착좌감이 좋은 시트의 조합으로 주행 전부터 높은 점수를 줄 수 밖에 없는 요인이다.

단도직입적으로 180마력은 높은 출력이 아니다. 최근 등장한 2.0L 디젤 모델이라고 한다면 어쩌면 소양과 같은 출력이다. 하지만 이 출력은 푸조 3008 GT의 매력을 완성하기 충분한 출력이었다. 시승을 위해 기어 쉬프트 레버를 옮기고 엑셀레이터 페달을 밟으니 기존 1.6L 블루 HDi 디젤 엔진 대비 풍부한 출력이 느껴지며 기분 좋게 가속한다.

우악스럽게 사운드를 꾸미거나 고출력 모델임을 강조하는 거친 반응은 하나 없이 매끄럽게 가속하는 모습이 무척 좋았다. 고속으로 가더라도 엔진의 사운드를 적극적으로 부풀리지 않고 편안하게 실내 공간에 전한다. 한편 늘어난 배기량, 높아진 출력 덕에 추월 가속이나 고속 주행 시의 부담이 확실히 줄어든 모습이다.

3008 GT의 변속기는 특별한 것은 없다. 그저 부드러우면서도 만족스러운 반응, 변속 속도를 보이며 운전자의 의지를 고스란히 전해줘 특별히 불만을 가지거나 아쉬움이 남는 일은 느껴지지 않았다. 다만 다단화의 추세에 맞춰 푸조도 7단, 혹은 8단 변속기를 준비할 시기라는 생각이 잠시 스쳐 지나갔다.

센터 터널의 스포츠 버튼을 눌러 다이내믹 모드를 활성화시키면 RPM을 폭넓게 활용하며 가상의 엔진 사운드를 실내 공간에 더한다. 엔진 본연의 사운드는 아니지만 일상 생활에서 즐거움을 추구하기엔 충분한 사운드도 꽤 풍성한 공간감이 느껴져 매력을 느껴질 수 있을 여지가 충분했던 것 같다.

여느 푸조의 차량이 그랬던 것처럼 푸조 3008 GT 역시 쓸데 없이 무게를 잡거나 힘을 주지 않는다. 조향에 따라 경쾌하게 움직이는 차체는 콤팩트한 스티어링 휠과 함께 조화를 이뤄 일상적인 도심 주행은 물론 빠른 조향 상황에서도 우수한 만족감을 느낄 수 있도록 했다. 참고로 이러한 차량 움직임에 출력이 더해졌다는 생각을 하니 곧바로 교외의 산길로 와인딩을 즐기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다.

차량 하체의 셋업도 전형적인 푸조의 감성이다. SUV가 갖춰야 할 다양한 범용성을 물론이고 푸조 고유의 드라이빙 감각을 확실히 계승한다. 실제로 서스펜션의 상하 움직임은 다소 크고 또 롤링도 제법 느껴지는 편이지만 지상고를 고려한다면 나름대로 훌륭히 억제되었고, 운전자가 조금 더 역동적인 주행을 원한다면 아무런 일이 없다는 듯 이를 수행하는 완숙미를 갖췄다.

내심 시승을 하면서 걱정이 하나 있었는데 바로 GT 모델의 연비였다. 사실 푸조는 실 연비가 상당히 좋은 차량으로 알려졌지만 그래도 GT 모델이니 효율성이 다소 떨어질 것이라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이러한 생각은 착각에 지나지 않았다. 실제 시승을 하며 46km의 짧은 거리지만 정속 연비를 체크해 보았는데 평균 79km/h의 속도로 달려 23.8km/L라는 우수한 연비를 확인할 수 있었다.

늘어난 출력만큼 즐거움을 자랑하는 푸조 3008 GT

푸조 3008 GT는 기존 GT 라인대비 60마력이 늘어났고, 또 그 이상의 즐거움을 더하게 됐다. 감각적인 디자인, 실용적인 공간, 그리고 즐거우면서도 효율적인 드라이빙이 푸조 3008 GT라는 그릇에 모여 있다는 게 참으로 놀라운 일이다.

푸조 3008 GT와 함께한 시간은 오랜만에 ‘푸조의 즐거움’을 모든 신경으로 느낄 수 있던 그런 시간이었다.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