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종=이데일리 김상윤] 서울 당산에 사는 백모(36)씨는 세계 최대 숙박공유업체 에어비앤비(Airbnb)를 종종 이용합니다. 호텔만큼 편하지는 않지만 가격이 저렴하고, 무엇보다 평소에는 잘 가지 못했던 지역에서 숙박을 편하게 할 수 있기 때문이죠. 때로는 영화 속에 나오는 성 같은 곳에서 하루밤을 묶을 수 있는 기회도 있어 가족여행 때 자주 이용합니다.
그런데 가끔 곤혹스러울 때가 있습니다. 숙소에 따라 환불 정책이 지나치게 엄한 경우가 있기 때문입니다. 기존 숙박업체가 소비자와 1대1로 거래하는 시스템이라면 에어비앤비는 호스트(집주인)과 게스트(소비자)를 이어주는 플랫폼입니다. 에어비앤비 입장에서는 호스트나 게스트나 둘다 이용자인 셈이죠. 이 때문에 에어비앤비는 호스트에게도 상당한 선택권을 줬습니다. 갑작스런 취소로 손해를 입지 않도록 환불 조항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해놓은 셈이죠.
엄격(strict), 보통(moderate), 유연(flexible) 환불 정책이 있는데 엄격의 경우 일주일 전에 예약을 취소하더라도 50%밖에 돌려받지 못합니다. 한번은 예약을 했다가 휴가 일정때문에 불가피하게 취소를 했는데 결국 위약금을 절반이나 물어야 했습니다. 여기에 홈페이지 이용료인 서비스 수수료(숙박대금 6~12%)는 무조건 환불이 안 되서 손해가 이만저만 아니었습니다.
다행히 앞으로 에어비앤비의 지나친 위약금 정책은 사라지게 됩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지난해 11월 불공정 약관이라고 판정해 시정명령을 내렸기 때문입니다.
무엇이 문제였을까요. 에어비앤비의 약관은 지나치게 과도하다는 점입니다. 약관의 규제에 관한 법률 제8조(손해배상액의 예정)에 따르면 ‘고객에게 부당하게 과중한 지연 손해금 등 손배배상 의무를 부담시키는 약관 조항은 무효로 한다’고 적혀 있습니다. 사실 숙박예정일로부터 상당한 기간 전에 예약을 취소할 경우 호스트가 다른 이용자에게 재판매가 가능 합니다. 우리나라 소비자분쟁해결기준으로 봐도 숙박업자에게 가장 유리한 환불기준인 ‘성수기 주말’과 비교해도 7일 전까지 소비자가 계약을 취소할 경우 요금의 20%를 공제하고 있기 때문에 과도한 수준입니다.
여기에 숙박예정일로부터 7일 이내에 취소할 경우 전혀 환불하지 않는 것은 사실상 계약해지가 불가능하도록 규정하고 있는 것이죠. 소비자분쟁해결기준에서는 성수기주말을 기준으로 할 때 5일 전 취소는 요금의 40%, 3일전 취소는 요금의 60%, 사용예정일 1일전 또는 당일 취소라고 하더라도 요금의 90%를 위약금으로 공제하고 나머지는 환급을 하고 있습니다.
서비스수수료도 전혀 환불이 안 되는 문제도 지나치게 사업자의 권리만 강조한 나머지 소비자 권리를 무시한 약관이었습니다. 서비스수수료는 에어비앤비의 수익입니다. 그런데 생각해보면 예약을 했다가 취소했다면 에어비앤비의 서비스를 받은 것으로 봐야할까요? 결과적으로 게스트가 숙박을 실제 해야 서비스가 이뤄졌다고 봐야하지 않을까요? 이에 공정위는 같은 법 제9조5호 ‘계약의 해제 또는 해지로 인해 사업자의 원상회복의무나 손해배상의무를 부당하게 경감하는 조항은 무효’라는 점을 감안해 시정하도록 명령했습니다.
|
에어비앤비는 앞으로 환불정책을 어떻게 바꿀까요. 에어비앤비가 제출한 시정계획에 따르면 엄격 환불정책의 경우 취소기간에 따라 3단계로 나눴습니다. 30일 이상 시점이 남을 경우 100% 환불하고, 30일 미만 7일 이상 남은 시점에 취소가 될 경우 절반만 돌려주는 식으로 바뀝니다. 7일 미만 남은 시점에서 취소할 경우에도 50%는 돌려주게 됩니다. 그리고 서비스 수수료는 예약 취소할 경우 100% 환불하는 식으로 변경했습니다.
에어비앤비는 이달초까지 이런 내용을 홈페이지 통해 공지하고 6월2일 이전에는 변경된 환불 정책을 시행할 계획입니다.
재미있는 점은 에어비앤비가 한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서도 변경된 환불 정책을 펴기로 했습니다. 글로벌 플랫폼인 만큼 여러 환불 조항을 만들기가 어렵기 때문이죠. 우리나라 공정위가 글로벌 공유경제 플랫폼의 문제점을 잡고, 결과적으로 전 세계 소비자에게 혜택을 돌려주는 결과를 낳은 사건입니다.



![“군인 밥값 내고 사라진 부부를 찾습니다” [따전소]](https://image.edaily.co.kr/images/vision/files/NP/S/2026/01/PS26012300084t.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