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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MS전망)②금리인하 기대감 이용해야

정명수 기자I 2002.08.07 11:04:36
[edaily 정명수기자] BoMS멤버인 굿모닝신한증권의 김일구 스트레티지스트는 "미국의 연방기금금리가 1.75%인 상황에서 FRB만의 독자적인 금리인하는 큰 위력을 발휘하지 못한다"며 "전세계적인 금리인하와 같은 국제적 협력을 이끌어내는데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국고3년 금리를 기준으로 5.2%, 혹은 5.0% 수준에서 하방 경직성이 강화될 수 있으나 채권 매도를 권하지 않는다"며 "미국이 금리를 낮추게 된다면 우리도 순식간에 금리인하 기대감에 휩싸일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안전하게 채권을 운용하려 한다면 1년 이내 단기채권을, 공격적으로 운용하려 한다면 장기금리가 튀어오를 때마다 장기채권을 사들이는 전략을 추천했다. 그는 "장기금리는 많이 오르더라도 5%대 중후반에서 오래 머무르지는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음은 보고서 전문.

현상황에서 금리가 세상을 바꾸지는 못한다. 금리인하가 미국의 주가하락을 확실히 막을 수 있겠는가? 물론 그동안 미국의 주가가 폭락할 때마다 연방은행은 금리를 인하해왔고, 그때마다 주가는 반등에 성공했던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낮은 금리가 기적같은 주가반등을 이끌어낸 것은 아니었다. 98년 9월의 LTCM파산과 러시아 모라토리움 위기 때, 그리고 지난해 9월 테러 위기 때 금리를 낮췄는데, 주가가 반등에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LTCM파산이 각 금융기관에 심각한 피해를 입히지 않고 무마되고 러시아가 정상화되고, 또 테러 위기로부터 벗어났기 때문이었다.

금리는 항상 그래왔지만 역사의 주연이 아니다. 준칙보다는 재량에 따라 통화정책을 구사하는 그린스펀의 등장으로 금리정책이 외관상 화려해보였고, 또 영웅을 만들어내기 좋아하는 언론이 그린스펀의 화려한 금리정책술에 반해 금리를 역사의 주연배우인 것처럼 꾸며왔을뿐, 사실 금리는 역사라는 무대에서 조연에 불과하다.

물론 금리가 "지나가는 남자1"이나 "동네아저씨1"과 같은 엑스트라급은 아니다. 주연배우 이상의 연기력을 요구하며 관중에게 주연배우 이상으로 보는 재미를 높여주는 조연이 있는데, 금리는 아마 그런 조연일 것이다. 근본적인 처방이 작동하기까지 시간을 벌고, 또 그동안 사람들의 기대심리를 안정시켜 근본적인 처방이 잘 작동할 여건을 만드는 역할, 그것이 금리가 맡은 역할일 것이다.

질질 끌기만 하는 드라마에 사람들이 싫증을 느낄 때쯤, 이때쯤 사람들은 톡톡튀는 연기로 드라마를 보는 또다른 재미를 줄 수 있는 조연을 기대한다. 지금 미국시장이 그린스펀에게 요구하는 것이 이것일 것이다. 그러나 시장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연방기금금리는 이미 1.75%여서 여기서 또다시 금리를 낮추고도 문제가 풀리지 않는다면, 그렇게 된다면 이 드라마는 일본처럼 정말 끝까지 재미없는 드라마가 될 수 밖에 없다는 것을.

그린스펀도 미국이라는 드라마가 처해있는 현실을 잘 알고 있을 것이기에 함부로 무리수를 두지는 않을 것이다. 조연을 투입해야 한다면 사람들의 예상을 뛰어넘는 독특한 조연이어야 할 것인데(사람들이 예상하는 정책은 효과가 없다는 이론도 있다), 그런 조연은 전세계적인 금리인하 밖에는 없을 것 같다. 국제적인 협력을 이끄는데도 시간이 다소 걸려야 할 것이다.

국내 채권시장은 장단기금리차로 볼 때 장기금리가 더 떨어지기 힘든 수준에 와 있고, 또 단기금리가 하락하거나 콜금리가 인하되기를 기대하기에는 아직 시간이 많이 남아 있다는 것이 우리의 기본적인 예상이다.

국고3년 금리 기준으로 5.2%, 혹은 5.0% 수준에서 하방경직성이 강화될 수 있는 단계일 수 있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숏포지션은 권하지 않는다. 미국이 금리를 낮추게 된다면 우리도 순식간에 금리인하 기대감에 휩싸일 수 있기 때문이다.

안전하게 채권을 운용하려 한다면 1년 이내 단기채권을 권한다. 금리인상 기대감이 급격히 퇴색하고 있고, 그동안 금리가 별로 낮아지지 않은 1년 이내 단기채권은 콜금리가 인하되든 인하되지 않든 괜찮아 보인다.

공격적으로 운용하려 한다면 장기금리가 튀어오를 때마다 장기채권을 사들이는 패턴이 좋아보인다. 금리를 주가로 회귀분석하여 주가가 몇 포인트면 금리가 얼마라는 방식에 대해서는 반대하지만, 장기채권을 편입하려 한다면 단기적으로는 주식시장을 잘 관찰하는 것이 필수일 것이다. 그러나 콜금리인상 전망이 퇴색했기 때문에 장기금리는 많이 오르더라도 5%대 중후반에서 오래 머무르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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