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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작년 지원 ‘0’, 올해 집행 계획 ‘0’... 90% 늘린 깜깜이 대북 지원 예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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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경 기자I 2026.09.11 05:0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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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거 제시 않고 무작정 증액 비판
작년 집행액, 운영비 7.5억 원뿐
통일부 “정부 평화정책 뒷받침”
적대적 두 국가... 교류 가능성 희박
“검토만 해도 ‘성과’ 인정” 논란

[이데일리 김인경 기자] 정부가 올해 대북 인도지원 예산을 지난해보다 90% 넘게 늘렸지만 실제 집행 여건이 얼마나 개선됐는지를 보여주는 구체적인 근거는 제시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에는 연내 집행 가능성을 따져 2000억원이 넘는 예산을 삭감했지만, 올해 증액 이유로는 구체적인 계획 없이 이재명 정부의 ‘한반도 평화공존 정책’을 뒷받침하기 위한 것이라고만 설명했다.

(그래픽=김정훈 기자)
(그래픽=김정훈 기자)
10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소속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이 통일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해 2차 추가경정예산 편성 과정에서 구호지원 350억원과 민생협력지원 2028억 4400만원 등 총 2378억 4400만원을 감액했다. 당시 통일부는 남북관계 상황과 향후 집행 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두 사업의 수정계획은 총 3502억 7100만원으로 줄었다.

하지만 지난해 북한 주민에게 전달된 지원은 ‘0원’이었다. 구호지원과 민생협력지원 가운데 북한 주민에게 직접 또는 국제기구를 통해 전달된 물품·현금·서비스는 없었으며, 통일부가 별도로 제시한 국내 집행액은 인도지원사업 통합관리체계 운영비 7억5700만원이었다.

그런데 통일부는 올해 구호지원 1122억 3000만원, 민생협력지원 5553억 8000만원 등 총 6676억 1000만원을 편성했다. 지난해 2차 추경 이후 수정계획보다 3173억 3900만원, 90.6% 증가한 규모다. 통일부는 “2025년 추경 당시 연내 집행 가능성 등을 고려한 지출 구조조정 과정에서 감액 편성했다”면서 “이재명 정부의 한반도 평화공존 정책을 적극 뒷받침하는 차원에서 북한 영유아 지원 및 보건의료협력, 농축산·산림·환경협력 등 인도적 협력사업 예산을 증액해 편성했다”고 올해 증액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이재명 정부는 출범과 함께 싸울 필요가 없는 평화를 강조하며 ‘한반도 평화공존 정책’을 남북관계 기본 틀로 하고 있다. 비록 북한이 ‘적대적 두 국가’를 내세우고 있어 당장 남북관계가 개선되지 않더라도 교류·협력이 재개될 경우 곧바로 사업을 추진할 수 있도록 사전에 준비한다는 게 통일부의 입장이다.

올해 3분기가 된 현 시점을 기준으로 구호지원 1122억3000만원, 북한 영유아 등 지원 1558억1500만원, 농축산·산림·환경 협력 2477억3600만원은 모두 상태가 ‘미정’이다. 총 5157억8100만원으로 전체 대북 인도지원 예산의 77.3%다. 예상 집행시기와 올해 집행 가능 예상액도 제시되지 않았다. 통일부가 집행 가능 예상액을 구체적으로 밝힌 사업은 연구용역 2억원과 인도지원 통합관리체계 운영 7억9400만원 등 9억9400만원이다.

이 가운데 대북 인도지원 예산은 내년에도 5000억원대가 편성될 예정이다. 통일부의 2027년도 남북협력기금 예산안에 따르면 구호지원은 953억 9500만원, 민생협력지원은 4721억 1100만원으로 총 5675억 600만원이다. 올해보다 15.0% 줄였지만, 올해 주요 사업의 집행계획이 확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내년에도 5000억원 이상을 반영한 것이다. 민생협력지원에는 영유아 지원 1324억 2300만원, 보건의료 1281억 2500만원, 농축산·산림·환경 협력 2105억 7500만원 등이 포함됐다.

성과평가 방식도 논란거리다. 통일부가 올해 도입한 ‘인도적 문제해결을 위한 노력’ 지표는 실제 북한 주민에게 지원된 실적이 ‘0건’이어도 목표치를 넘길 수 있다. 통일부가 의원실에 제시한 예시에서는 ‘인도지원 검토’ 20건을 66.6% 실적으로 인정하고 이산가족교류 기반 조성, 북한인권 국내외 협력이 각각 목표를 채우면 종합 성과가 88.8%로 산정된다. 올해 목표치 80%를 웃돈다.

안 의원은 “지원할 준비를 한 것과 실제 지원에 성공한 것은 명백히 다른 성과”라며 “행정상 검토·준비 실적과 실제 대북지원 실적을 명확히 분리해 공개하고, 북한 주민에게 실제 무엇이 얼마나 전달됐는지를 별도의 핵심 성과로 평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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