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은 “이 사건을 둘러싼 ETN의 괴리율 증가는 국제 유가 폭락이라는 매우 이례적인 상황으로 인해 발생한 것”이라며 “신한금융투자는 유동성공급자로서 괴리율을 안정시키고자 이 사건 ETN을 추가 상장한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이어 “나아가 이 사건 ETN의 괴리율이 확대된 원인은 상품 자체에 구조적인 모순 등에 기인한 것이 아니라, 투자자들이 국제 유가 폭락은 일시적일 뿐 결국 반등할 것이고 기초자산 일일 수익률의 2배를 추종하는 이 사건 ETN의 특성상 국제 유가 반등에 따라 큰 투자 수익을 올릴 수 있겠다는 기대를 갖고 매수한 투기적 수요에 기한 것”이라며 “신한금융투자가 의무를 위반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앞서 지난 2020년 3월 국제 유가가 급락하자 상향에 베팅하는 투자자들의 수요가 폭주했다. 투자자들이 WTI 선물을 기초지수로 만든 ETN을 사들였다. 신한금융투자의 ‘신한 레버리지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원유 선물 ETN(H)’은 해당 선물(WTI)의 가격이 상승하면 약 2배의 수익을 낼 수 있지만 반대의 경우 원금 전액 손실 위험까지 있는 만큼 공격투자형 상품이다.
유가가 폭락한 지난 2020년 3월 초부터 유가 상승에 베팅한 개인투자자 자금이 5862억 원 몰렸다. 하지만 오를 것으로 예상됐던 WTI 유가는 폭락세를 이어갔고 이 과정에서 ETN 괴리율은 900%를 기록하기도 했다. 한국거래소는 수차례 매매거래 정지 및 해제 등의 조치를 취했고, 같은 시기 금융감독원은 레버리지 WTI원유 선물 ETN들에 대해 최고등급의 소비자경보를 발령할 정도였다.
투자자들은 증권사가 투자자 보호를 등한시했다며 집단 소송을 제기했다. 유동성 공급호가를 제출해 적정 수준으로 괴리율을 관리할 의무가 있지만 이를 위반해 투자자들에게 손해를 끼쳤다는 이유다.
이에 신한금융투자는 해당 ETN을 추가 상장해 유동성을 확보하려 했으나, 추가 상장된 수량 이상으로 투자자들의 폭발적인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유동성공급자(LP) 보유 물량이 단기간에 소진되는 현상이 반복되며 괴리율이 확대됐고 반박했다. 결국 양측은 소송까지 돌입하게 됐다.
한편 앞서 지난해 11월 투자자 208명이 삼성자산운용을 상대로 ‘KODEX(코덱스) WTI 원유선물(H) ETF 운용’과 관련해 서울중앙지법에 손해배상청구를 했고 이 역시 원고 청구 역시 기각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