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아일랜드에 본사를 둔 다국적 제약회사인 액타비스(Actavis)가 보톡스 제조업체인 앨러건(Allergan)을 최소 600억달러(약 65조7300억원)에 인수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앨러건은 캐나다 제약회사 밸리언트의 적대적 인수합병(M&A) 시도에 시달려 왔다.
블룸버그통신은 12일(현지시간) 정통한 소식통들을 인용, 액타비스가 600억달러 이상의 인수금액을 써서 앨러건을 인수하기 위해 협상을 벌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한 소식통은 “현재 액타비스의 인수 제안가격과 앨러건측이 요구하는 가격 차이가 30억달러 정도로 좁혀졌다”며 “양측이 이를 더 줄이기 위해 협상하고 있다”고 전했다.
주당 인수가격 기준으로 보면 액타비스는 주당 200달러를, 앨러건은 210달러를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액타비스는 600억달러라는 천문학적인 인수금액을 충당하기 위해 보유현금 뿐만 아니라 자사주를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다른 소식통은 “이 정도 차이라면 이르면 이달 중에 합의를 도출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점쳤다. 앨러건은 다음달 18일에 투자자들과의 회동을 앞두고 있는 만큼 액타비스와의 딜을 성사시킬 의향이 있다면 이 시점을 데드라인으로 설정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 앨러건 주주들은 액타비스가 밸리언트의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으며, 이들이 원하는 주당 처분가격도 200달러 이상으로 알려져 있는 만큼 M&A 성사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앞서 앨러건은 행동주의 투자자인 빌 애크먼이 이끄는 퍼싱스퀘어 캐피탈매니지먼트사의 압박으로 밸리언트와의 M&A 직전까지 내몰린 바 있다.
앨러건과 액타비브에 모두 투자하고 있는 알리안츠글로벌 인베스터스의 존 쉬로어 미국 헬스케어부문 대표 역시 “밸리언트가 액타비스측의 인수 조건보다 나은 것을 제공하진 못할 것”이라며 액타비스의 승리 가능성을 점쳤다.
앞서 밸리언트는 “앞으로 주가가 얼마나 상승할지 전망에 따라 주당 200달러 이상을 제안할 수도 있다”고 앨러건 이사회측에 제시한 바 있다.
한편 알츠하이머 치료제인 `나멘다`를 비롯해 주로 제너릭 약품(복제약)을 생산하는 액타비스는 앨러건을 인수할 경우 사업 포트폴리오를 크게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앨러건은 주력 사업인 보톡스는 물론이고 눈썹 성장 촉진제와 가슴 보형물 등 미용관련 의약품을 집중 판매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