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정태선 기자] 포스코 포항제철소 1고로가 화입(火入) 후 최장조업일을 기록하며 국내 최장수 고로로 우뚝 섰다.
포스코는 지난달 29일 포항제철소 1고로의 최장수 고로 기념식을 했다. 포항 1고로는 대한민국 최초로 쇳물을 생산해 ‘민족 고로’ ‘경제 고로’라는 별칭이 있다.
지난 1973년 6월 8일 ’대한민국 경제성장의 사명감’으로 1대기 조업을 시작해 두 번의 개수(改修)를 거쳐 현재 3대기 조업을 하고 있다. 지난 6월 마흔한 번째 생일을 맞기까지 1고로가 생산한 쇳물 총량은 4700만 t으로 타이타닉호 크기 선박을 1000척 이상 만들 수 있는 양이다.
1993년 2월 3대기 화입 후 지금까지 끊임없이 조업하고 있는 1고로는 현재 휴지(休止) 중인 주물선 고로가 보유한 최장수 고로 기록 7804일을 깨고 7844일째(7월 30일 기준) 쇳물을 만들어내고 있다.
포항 1고로는 최근 준공되는 대형 고로들과 비교하면 조업 여건상 불리한 측면도 있지만 고도의 재선 조업기술을 바탕으로 설계 생산능력을 훨씬 뛰어넘어 연간 125만 t 이상의 쇳물을 꾸준히 생산하고 있다. 사람으로 치면 100세가 넘는 나이에 젊은이처럼 쇳물을 생산하는 셈이다.
포스코는 1고로의 건강 유지 비결이 고유의 탄탄한 제철기술 개발과 꾸준히 설비를 관리한 덕이라고 설명했다.
고로는 통상적으로 고열·고압 조건에 있기 때문에 내화물 마모 등 설비 열화로 15년 이상 수명을 유지하기 어렵다. 이러한 조건에서도 포항 1고로는 3대기 조업 후 21년 넘게 안정적인 조업을 유지하며 불혹의 나이를 넘긴 국내 최장수 고로의 위상을 보여주고 있다.
문성기 1 제철공장장은 “다양한 보수기술 개발은 물론 지속적인 혁신활동과 기본의 실천을 강조하는 B2B(Back to the Basic) 활동, 전후 공정 간 열린 소통 등 전 직원이 발 벗고 나서서 참여한 결과”라며 “대한민국산업의 자랑으로서 1고로의 위상을 더욱 높이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