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 연말 차입금 9조원..부채비율 60%대

김수헌 기자I 2002.12.24 11:09:24

90년대초 이래 첫 10조원 하회..전자, 은행차입금 1~2백억

[edaily 김수헌기자] 삼성그룹 계열사(금융사 제외)의 차입금 규모가 지난 90년대 초 이후 처음으로 10조원 아래로 떨어졌다. 24일 삼성에 따르면 그룹 계열사들의 금융기관 대출과 회사채 발행잔액 등을 합한 총차입금 규모가 연말까지 9조원 수준으로 떨어질 것으로 추정됐다. 이같은 금액은 삼성그룹의 올해 세전이익 예상치인 15조원의 60%수준에 불과한 수치다. 이에따라 삼성그룹의 부채비율은 60%대 중반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 관계자는 "계열사들이 현금흐름 위주 수익경영에 주력함에 따라, 지난 2000년 이후 창출한 많은 이익으로 차입금을 상환하는 등 재무구조 개선에 노력해 왔다"고 말했다. 삼성의 대표적 주력사인 삼성전자(05930)는 올들어 4300억원의 국내외 금융기관 차입금을 상환, 순수한 은행차입금은 불과 100억~200억 수준에 불과하다. 은행과는 "이별"를 고한 셈이다. 여기에다 지난 10월~11월 사이 만기가 돌아온 회사채 4000억원을 갚아 총 차입금 규모를 1조 5000억원 수준으로 크게 낮췄다. 삼성전자는 지난 2000년초까지만 해도 차입금이 5조 8600억원(금융기관 1조 8400억원)을 웃돌았으나, 반도체와 휴대폰, 디지털가전 등에서 얻은 이익을 바탕으로 해마다 1조5000~1조6000억원의 차입금을 갚아왔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현금보유규모가 현재 6조원이 넘고 있고, 회사채는 만기가 오는대로 속속 갚고 있어 사실상 무차입 경영수준으로 봐도 된다"고 말했다. 삼성SDI(06400)도 올초 국내외 금융기관 차입금 1530억원중 1100억원을 갚아 금융차입이 430억원 정도에 불과하다. 지난 2000년초만 해도 총 차입금이 1조 1800억원에 달했던 이 회사는 2년여만에 그 규모를 3900억원 수준으로 떨어뜨림에 따라 차입금 감소율이 66%에 이르렀다. 삼성테크윈(12450)도 올들어 3분기까지 국내외 금융기관 차입금을 1230억원 정도 상환했다. 이에따라 연초 1조원을 넘던 총차입액이 8600억원대로 감소했다. 삼성테크윈 관계자는 "올 4분기에도 지속적으로 차입금을 갚았다"면서 "구체적인 금액은 아직 공개할 수 없으나 상당폭 떨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테크윈은 지난 99년 이후 과도한 차입금과 수익악화를 겪었지만, 올해 고수익 위주 사업재구성과 자회사 영업호전 등으로 차입금 규모가 계속 줄고 있다. 이밖에 삼성전기(09150)도 올초 496억원에 달하던 금융기관 차입금 중 439억원을 상환해 3분기 말 기준으로 56억원 정도가 남았으며, 지난 2000년 이래 발행한 회사채 6000여억원도 만기도래즉시 갚아나가 올 연말까지 총차입금 규모를 8000억원대로 맞출 계획이다. 최근 프랑스 석유화학업체와의 합작법인 설립에 합의, 외자유치에 성공한 삼성종합화학도 올들어 차입금을 2800여억원 상환한데 이어, 외자가 들어오는대로 차입금을 상환할 계획이어서 총 차입규모가 현재 1조 2000억원에서 크게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한편, 에스원(12750)과 제일기획 등의 계열사는 차입금이 사실상 "제로"수준인 무차입경영을 실현하고 있다 .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