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23일 “어느 한계점에서 (부동산) 버블이 터지면서 일본이 ‘잃어버린 30년’의 어려움을 겪은 것처럼, 우리도 그 정점을 향해 달리고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크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서울 KBS 별관에서 열린 ‘부동산 정책 국민 대토론회’ 모두발언에서 이렇게 말했다. 부동산 거품 붕괴를 우려한 국정 최고책임자의 인식은 타당하다. 정부는 만에 하나 집값이 곤두박질치지 않도록 금리 등 거시정책을 조율하는 한편 외부 충격 방지에 힘을 쏟아야 한다.
일본은 반면교사다. 1980년대 일본 경제는 역대급 호황을 누렸다. 그러자 미국은 플라자합의(1985년)를 통해 엔고를 강요했고, 이에 대응하려 일본은행은 금리를 낮췄다. 엔고와 풍부한 유동성 덕에 부동산 가치는 다락같이 뛰었다. 이때 “도쿄 땅을 팔면 미국을 다 살 수 있다”는 말까지 나왔다. 거품에 놀란 일본은행이 1989년 금리를 올리기 시작했고, 정부는 대출 통제에 나섰다. 이 바람에 증시가 무너지고, 집값은 추락했다. 이후 일본은 심각한 디플레이션을 겪으며 잃어버린 30년의 늪에 빠졌다.
한국이 일본처럼 될지 안될 지는 아무도 모른다. 다만 지금 한국 경제가 근래 보기 드문 호황을 누리고 있다는 점만은 분명하다. 올 2분기 성장률은 전분기 대비 0.6%를 기록해 연간 3%대 성장률도 가시권에 들어왔다. 지난 6월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은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하반기가 되면 분위기는 확연히 달라질 가능성이 크다”며 “선호 지역의 부동산 매수 심리도 다시 꿈틀거리기 시작할 수 있다. 진짜 고비는 연말과 내년 초”라고 말했다.
일본 사례에서 보듯 진짜 충격은 외부에서 온다.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이 제주포럼 기자간담회에서 “지금처럼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천정부지로 올라 칩플레이션이 나타나면 지정학적으로 문제가 생길 것”이라고 한 것은 의미심장하다. 사실 외부 쇼크에 비하면 부동산 세제·금융·공급을 둘러싼 국내 논란은 파급력이 작은 편이다. 지난주 한은이 기준금리를 3년 6개월 만에 올려 돈줄을 죄는 긴축으로 돌아선 것은 시의적절했다. 정부는 대미 투자를 신속히 집행하는 등 우방국 ‘관리’에도 만전을 기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