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실 인정 범위 ‘핵심’…정부 “원가 기준 보상 원칙”
9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산업통상부는 이달 중 정유업계 손실보전 기준을 담은 고시를 제정한 뒤 최고액 정산위원회를 출범시킬 계획이다. 현재 고시 문안과 정산 절차를 최종 점검 중이며 SK이노베이션·GS칼텍스·HD현대오일뱅크·에쓰오일 등 정유 4사의 의견 수렴도 마무리된 상태다.
애초 산업부는 지난달 고세 제정과 위원회 출범을 추진했지만, 세부 기준에 대한 검토가 길어지며 일정이 이달로 미뤄졌다.
산업부 관계자는 “특별히 쟁점이 있는 것은 아니고 고시 문구와 세부 내용을 계속 검토·협의하고 있다”며 “이달 중에는 관련 절차를 마무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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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 쟁점은 손실 인정 범위다. 업계는 최고가격제 시행에 따른 손실 규모가 약 4조원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국제유가 변동분, 재고평가 손익, 정제마진 감소분 등을 어느 범위까지 인정하느냐에 따라 최종 보전액이 크게 달라질 수 있다.
정유업계는 원유 도입가격과 판매가격 간 차이뿐 아니라 재고평가 손실과 정제마진 감소분 등도 보상 대상에 포함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반면 산업부는 줄곧 원가 기준 보상 원칙을 유지하고 있다.
정부의 민간기업 손실 보전 첫 사례 ‘주목’
정부가 고시 제정과 위원회 출범에 신중한 태도를 보이는 배경에는 수조원 규모의 재정이 투입될 수 있다는 점이 자리한다. 단순히 업계와 협의를 넘어 손실보전의 객관성과 정당성을 확보해야 하기 때문이다.
석유협회 관계자는 “수천억원에서 수조원 규모의 재정이 투입되는 손실보전 체계를 단기간에 만들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단순히 정부와 정유사가 협의해서 정하는 문제가 아니라 향후 법적·정책적 정당성까지 확보해야 하는 사안”이라고 말했다.
다만 고시가 마련되고 정산위원회가 출범하더라도 실제 정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정산이 분기 단위로 이뤄지는 만큼 정유사들은 2분기 실적이 집계되는 6월 말 이후 관련 자료를 제출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실제 검증과 보상은 7~8월 이후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
업계에서는 이번 정산 결과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정부가 시장 가격에 직접 상한을 설정한 후 민간 기업 손실을 사후 보전하는 사례가 사실상 처음이라서다.
손양훈 인천대 명예교수는 “정부가 시장 가격에 개입한 뒤 발생한 민간 손실을 어떤 기준으로 인정하고 보상할지에 대한 책임 범위를 가늠하는 첫 사례”라며 “이번에 확정되는 정산 기준은 향후 에너지 정책의 중요한 기준점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최고가격제는 소비자 부담을 낮췄지만 수요 조절 기능을 인위적으로 약화시킨 탓에 정부 부담을 키운 측면도 있다”며 “최고가격제 운영이 장기화할 경우 정부와 시장의 부담은 더 커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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