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흰 마스크와 검은색 캡 모자를 착용한 모습으로 경찰서 유치장에서 나온 A씨는 취재진이 ‘혐의 인정하나’, ‘살해 의도가 있었나’, ‘어떻게 살해했나’ 등을 묻자 묵묵부답으로 일관하며 호송차량에 올라탔다.
A씨는 지난 3일 오후 8시께 서울 종로구 사직동의 한 주상복합아파트에서 부부싸움 중 아내를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그는 금속 재질의 둔기를 사용해 피해자를 폭행한 뒤 “아내가 머리를 다쳤다”고 신고했다. 피해자는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았지만 결국 숨졌다.
경찰은 같은 날 오후 9시 30분께 주거지에서 A씨를 긴급체포했다. A씨와 피해자는 평소 금전 문제와 성격차이로 가정불화를 겪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지난 5일 피해자의 사인이 경부 압박과 저혈량 쇼크 등이 겹친 것으로 추정된다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의 1차 구두 소견을 밝혔다. A씨는 지난 6일 서울중앙지법에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 심사)를 받았다. 법원은 “도망할 염려가 있다”며 A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미국인 변호사인 A씨는 과거 국내 대형 로펌 소속이었지만 현재는 퇴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의 부친은 검사 출신의 전직 다선 국회의원인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