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회복기조가 확산되고 여름 휴가철이 겹치면서 해외 여행객들이 급증, 여행수지 적자폭은 2년만에 최고치를 찍었다.
한국은행이 29일 발표한 ''8월 국제수지 동향(잠정)''에 따르면 이 기간 경상수지 흑자규모는 20억7000만달러로 전달(58억2000만달러)의 3분의 1수준으로 축소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흑자폭은 지난 4월(1억4000만달러) 이후 4개월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이에 따라 올들어(1∼8월) 누적 경상수지 흑자규모는 195억6000만달러를 기록, 지난해 같은기간(280억6000만달러)과 비교하면 85억달러 적은 수준이지만 예년에 비하면 여전히 양호한 수준을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한은은 8월 경상수지 흑자폭이 크게 축소됐지만 올해 전체 경상수지 흑자규모는 정부 목표치(170억달러)는 물론 한은의 수정 전망치(210억달러)를 크게 넘어설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경상수지 · 여행수지 추이 (단위:백만$)
내역별로 보면 상품수지는 기업의 여름휴무 등 계절적 요인으로 수출이 줄어들면서 흑자폭이 전달 71억6000만달러에서 36억9000만달러로 절반가까이 줄었다.
그러나 1년전과 비교하면 수출은 386억4000만달러, 수입은 349억5000만달러로 각각 27.8%, 29.8%씩 늘어났다.
서비스수지는 일반여행객과 유학·연수생 등이 크게 늘어나면서 적자폭이 전달 15억달러에서 17억8000만달러로 2억8000만달러 확대됐다.
특히 여행수지(일반여행+유학·연수) 적자폭은 전체 서비스수지 적자폭의 절반이 넘는 9억5000만달러에 달해 지난 2008년 8월(12억7000만달러 적자) 이후 2년만에 가장 높은 수준에 이른 것으로 집계됐다.
한은 관계자는 "금융위기가 닥쳤을때 크게 위축됐던 해외여행과 유학·연수 등이 다시 늘어난 결과"라며 "심리적으로는 경제위기를 극복한 것 같다"고 말했다.
소득수지는 이자수입과 배당수입이 모두 늘어나면서 흑자폭이 전달(4억4000만달러)보다 확대된 6억1000만달러를 나타냈고, 경상이전수지는 대외송금 지급이 늘어나면서 적자폭이 전달(2억8000만달러)보다 늘어난 4억5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이와 함께 자본계정은 외국인 증권투자가 줄어들면서 전달 2억달러 순유입에서 2억달러 순유출로 돌아섰다.
그러나 올해 전체(1∼8월) 자본계정은 10억달러의 순유입을 기록, 해외로 빠져나가는 자금보다 국내로 들어오는 자금이 여전히 많았던 것으로 분석됐다.
이중 직접투자는 해외직접투자의 감소로 순유출규모가 전달의 19억달러에서 12억5000만달러로 축소됐다.
증권투자는 외국인의 국내 주식·채권 투자가 모두 줄어들면서 순유입규모가 전달의 86억8000만달러에서 14억1000만달러로 감소했다.
파생금융상품은 전달 8000만달러 순유출에서 9000만달러 순유입으로 돌아섰으며 단기차입과 무역신용규모의 축소로 기타투자의 순유출규모는 전달 65억달러에서 5억2000만달러로 크게 줄어들었다.
이영복 한은 국제수지팀장은 "8월엔 계절적 요인으로 경상수지 흑자폭이 일시적으로 줄었다"면서 "선박·반도체 등을 중심으로 수출이 여전히 호조를 보이는 만큼 다음달(9월)엔 흑자폭이 다시 확대, 연간 전망치(210억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