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찬의 중국증시 따라잡기)부동산시장 거품 붕괴신호

조용찬 기자I 2008.04.10 12:20:00
[이데일리 조용찬 칼럼니스트] 중국 연안지역 대도시의 부동산시장은 작년 11월부터 하락세로 돌아서기 시작했었는데, 당시에 대부분의 애널리스트는 방학과 춘절 연휴가 있는 1~2월 비수기가 끝나면 부동산 경기는 되살아날 것으로 전망했었습니다.

하지만 3월 전국 36개 대도시의 주택가격이 하락하자 우려의 목소리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가 4월 2일 발표한 통계자료에 따르면, 지난 3월 20일까지 중국 36개 도시의 3월 주택가격은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 중, 2급 주택(상업지 인근 주택지역), 3급 주택(시 외곽지역)과 저가 주택가격은 각각 0.4%, 0.9%, 3.1% 하락했습니다.

3월 선전시의 신규주택 거래가격은 평당 576만원(평방미터당 174만원)으로 작년 3월 수준으로 떨어졌습니다. 매매가격 하락뿐만 아니라, 거래도 눈에 띄게 줄어들자, 부동산 개발업체들은 당초 분양가격에서 30%나 할인된 가격에 판매하고 있지만, 중국인들의 반응은 싸늘하기만 합니다.

작년 말부터 중국 부동산개발업체는 갑자기 찾아온 부동산시장의 환경변화에 적응하지 못해, 최대 경영위기에 직면하고 있습니다. 이는 정부의 잇따른 부동산 규제책과 금융긴축조치 때문입니다. 중국정부는 치솟는 주택가격을 잡기 위해 작년부터 부동산시장에 대해 강도 높은 규제책을 잇따라 발표해 왔습니다. 최근엔 은행을 통한 “분기별 심사제도”가 시행되면서 부산시장으로 들어가던 돈 줄이 막아버렸습니다. 2월 (개인들의)부동산 담보대출은 전월에 비해 90% 감소한 것에서도 잘 알 수 있습니다.

또한 부동산개발업체에 대한 직접적인 규제도 강화됐는데요, 토지를 분양 받은 뒤, 1년 내에 개발을 하지 않으면 1년 뒤부터는 토지 유휴세 20%를 징수라고, 2년이 경과하면 토지를 무상으로 환수하고 있습니다. 토지대금은 100% 납부해야만 토지를 개발할 수 있게 제반 법규가 강화되면서 부동산 개발업체의 자금난은 가중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부동산개발업체는 통상 은행대출금을 가지고 토지를 불하 받았고, IPO나 증자를 통해 자금을 모집해서 은행대출을 갚는 방식으로 차입에 의한 방만한 경영을 해왔습니다.

대부분 부동산기업은 개발자금의 자체조달비율은 20%~30%에 불과한 상태에서, 주식시장의 침체와 미분양사태가 장기화되자, 연이율이 20%~40%가 넘는 단기대출로 연명할 정도로 심각한 경영난에 처해 있습니다.

중국의 부동산 시장의 하락은 서민 경제에도 큰 영향을 끼칩니다. 주택대출이 민간대출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95% 이상인 상황에서, 집값이 30% 하락하면 은행은 1조 위안(140조원) 이상의 부실채권이 발생하게 됩니다. 금융시스템이 심각하게 위협받을 수 있고, 자산감소, 정부가 추진하는 보장주택정책도 차질이 불가피 합니다.

하지만, 중국 부동산 시장 가격 하락이 미국과 같은 서브프라임 사태로 연결 될 가능성은 작아 보입니다. 현재 중국 부동산 시장의 가격하락은 경기 둔화와 같은 시장수급에 의한 현상이 아니라 정부 정책에 의한 조절이기 때문입니다.

올해 중국 정부의 긴축정책에 대한 의지가 확고하기 때문에 당분간 중국 부동산시장의 가격 하락세는 계속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중국 부동산 투자를 계획하고 계신다면 중국시장의 변화를 좀더 지켜보는 신중한 투자자세가 필요한 때입니다.



(조용찬 / 한화증권 리서치 본부 중국·EM분석팀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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