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세형기자] "한국에서는 사기라 하고 미국에서는 잘해보자고 하니 무척 혼란스럽습니다"
코미팜(041960)은 항암제 코미녹스 개발 추진 소식으로 한 때 시가총액이 6000억원에 육박했다. 그러나 지난해 4월말 증권선물거래위원회가 허위 사실 유포에 따른 시세조종혐의로 양용진 대표 등을 검찰에 고발하면서 덩치가 급속이 줄어 들었다.
지난 6일 경기도 시흥 본사에서 양용진 사장(사진)을 만나 그 사건 이후의 코미녹스 개발 현황에 대해 설명을 들어 봤다.
사건 여파로 계획에 차질에 빚어진 것은 사실. 당초 미국에서 임상을 실시하려 했지만 그 사건이 터지면서 스케줄이 미뤄졌고 코미팜은 독일 소재 3개 임상실시기관과 전립선암 임상시험 계약을 맺고 지난해 11월 임상 승인을 받았다.
희소식도 있었다. 지난해말 그동안 관계를 맺어 왔던 미국 메릴랜드대 그린바움 암센터로부터 코미녹스가 폐암에도 효능이 있는 것으로 판단되니 임상비용지원 요청서를 미국 정부에 내보자는 제안을 받고 제안서를 냈다. 임상비용지원 요청서의 승인 여부는 올해 상반기안으로 결과가 나오고 승인이 떨어질 경우 코미녹스는 미국 정부의 지원 아래 임상 시험을 펼치게 된다.
양용진 코미팜 대표는 "지난해가 개인적으로 힘든 한해였지만 하고자 했던 일은 계속 해왔다"며 "항암제 코미녹스의 개발은 여전히 진행되고 있고 성공 확률도 50%가 넘는다"고 확신했다.
◇코미녹스, 독일서 후기 2상 임상 진행중
코미팜은 지난 2005년말 합작으로 케이맨제도 국적의 코미녹스(Kominox Inc)를 세우고 여기에 코미녹스의 기술은 물론 앞으로 개발 및 한국을 포함한 전세계에 대한 판매권에 관한 사항을 이전했다. 이에 따라 향후 임상과 제품화도 코미녹스가 주체가 됐다.
코미녹스는 지난해 4월 사태가 불거지기전 코미팜이 독일 지역의 전기 임상 2상 성과를 바탕으로 미국 FDA와 임상 절차에 대해 논의하고 있었다 한다. 하지만 사태가 발생하면서 없던 일이 돼 버렸다. 양 대표 역시 경황이 없었지만 미 FDA측 역시 부담을 가질 수 밖에 없었다는 설명이다.
코미녹스는 독일을 다시 찾아 나섰다. 코미녹스는 지난해 6월 독일 소재 3개 임상실시기관과 코미녹스 임상 시험 실시 계약을 체결한 뒤 전립선 암환자와 뼈로 전이된 암환자를 대상으로 한 후기 2상 임상 승인 계획서를 독일 베를린 윤리위원회에 9월 제출하고 지난해 11월 중순 최종 승인을 받았다.
현재 실제 환자를 대상으로 후기 2상 임상이 진행되고 있다. 다만 임상은 이전과는 다른 방식으로 진행돼 시간이 더 걸리게 됐다.
이전에는 14일 동안 약을 복용하고 28일 휴식을 취한 뒤 검사를 받는 것으로 한 환자에 대한 임상을 마쳤다. 그러나 후기 2상 임상은 14일 동안 약을 복용하고 1주일 동안 쉰 뒤 다시 14일 복용하고 1주일 동안 휴식을 취한 뒤 검사를 받는 것을 한 싸이클로 한 환자에 3싸이클에서 5싸이클로 시험하게 된다.
양 사장은 "이번 임상 방식은 미 FDA와 유럽연합 25개국 지역에서 모두 판매될 수 있는 승인인 영국 ENEA 규정에 맞춘 것"이라며 "성공적으로 끝날 경우 미국에서 후기 2상 임상을 한 것과 같은 효과를 가지게 된다"고 말했다.
◇미국서도 임상 추진
또 코미녹스는 미국 메릴랜드 대학교 그린바움 암센터로부터 미국 정부에 폐암 환자 대상 임상비용지원을 신청해보자는 제안을 받고 신청서를 접수한 상태다.
그린바움 암센터는 코미팜이 지난 2005년 코미녹스 작용 메커니즘을 보다 넓고 깊게 밝혀내기 위해 연구를 의뢰했던 기관. 신청은 그린바움 암센터가 했지만 임상 시험과 판매 승인의 주도권은 코미녹스로 이전된다.
양 사장은 "그린바움 암센터는 코미녹스를 가지고 폐암세포에 집중 실험을 실시한 뒤 성공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코미녹스에 임상시험 비용지원 신청을 제안했다"며 "지난해 12월11일 연방정부에 지원서류를 제출했고 FDA의 임상 승인과 비슷한 절차를 거쳐 상반기안으로 가부가 결정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양 사장은 "코미녹스는 대상에 선정될 경우 신속 임상 프로그램 방식으로 2상 임상을 진행하게 될 것"이라며 "빠르면 오는 7월부터 폐암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 시험 작업에 들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허위 사실 유포한 적 없다
코미팜은 지난해 4월 증선위가 허위 사실 유포 등의 혐의로 양 대표 등을 검찰 고발했을 당시 강력 반발했다. 이 입장에는 여전히 변함이 없었다.
양 사장에 따르면 금감원은 지난 2005년 여름부터 코미팜에 대한 조사를 시작했고 코미팜측이 독일 식약청에서 임상 1상의 승인을 받고 임상을 실시하는 상태에서 이를 임상 2상의 결과가 나온 것처럼 공시, 허위 사실을 유포했다고 혐의를 뒀다.
양 사장은 "네덜란드 소재 레파톡스(Rephartox)에 2003년 7월 1상 임상 시험 금액을 지불하고 2004년 1월 2상 임상을 추가하는 계약을 맺은 뒤 2004년 6월말부터 10월 중순까지 25명의 환장를 대상으로 1상과 2상을 동시에 진행했다"며 금감원측의 혐의 사실을 부인했다.
레파톡스가 2004년 10월 중순 임상 2상이 완료됐다는 통지문을 회사에 보내왔고 이를 근거로 2상 임상 완료 공시를 냈다는 것.
양 사장은 "2상 임상 결과가 나온 뒤 독일 윤리위원회가 확대 임상을 권유, 확대 임상 승인서를 받아 2005년 1월부터 3월까지 7명을 대상으로 다시 임상을 거쳤다"며 "2상 임상을 끝냈다는 것과 배치되지 않는 이 부분이 오해를 불러왔다"고 강조했다.
그는 "당시의 사태를 있게 한 회사 전 임원 등 관련자에 대해 법적인 절차를 밟고 있다"며 "진실을 밝히는 데 모든 힘을 기울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코미팜은 어떤회사?
코미팜은 지난 72년 한국미생물연구소로 설립됐다. 올해로 설립 36년째를 맞는다. 동물용 백신과 화학제, 천연추출물 식품보존제 등을 주력으로 하고 있다.
코스닥시장에는 지난 2001년 10월 진입했다. 지난 2000년 이후 지난 2004년까지 100억원대 초반의 매출에 흑자를 내왔다. 국내에 경기도 시화공단과 충청북도 예산 두 곳을 생산시설을 갖추고 있다.
독일서 코미녹스 관련 기술을 매입, 지난 98년부터 항암제 코미녹스 개발에 나섰다. 지난 2003년 10월 기업설명회를 열고 코미녹스의 효능을 공개했으며 2004년 10월에는 스위스 제네바에서 심포지엄에서 코미녹스를 발표키도 했다. 특히 2004년 10월 독일에서 임상 2상을 마쳤다.
이에 맞춰 회사 이름도 기존 한국미생물연구소 대신 코미팜으로 바꿨다. 동물용 백신 기업 이미지에서 벗어나 인체의약품으로의 사업확장 계획에 따른 것. 2005년말에는 코미녹스의 확대임상 시험과 미국을 포함한 전 세계 대상 판매 승인과 제품화를 위해 합작형태로 케이맨군도에 코미녹스(Kominox Inc)를 세웠다.
한편 기존 사업인 동물용 백신 사업을 위해 중국 진출도 추진했다. 중국에 합작법인을 세운 뒤 중국 항주 국가공단에 대지 2만평, 건평 7000평 규모의 백신생산 공장을 완공하고 지난해 가동에 들어갔다. 우리나라 동물용 백신 제조업체중 처음으로 중국에 직접 공장을 세웠다. 저병원성 조류 인플루엔자 개발도 마치고 정부에 판매승인신청도 했다.
양용진 대표는 지난 88년 코미팜 공동 대표이사가 된 이후 지금까지 계속 대표이사를 맡아고 있다. 또 양 대표는 코스닥 등록시 회사 지분 23.41%를 갖고 있었지만 현재 지분율은 32.02%로 높아졌다. 지난해 4월 검찰 고발 사태가 불거졌을 때 지분을 사들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