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경인기자] 월가의 유명 투자가인 `상품시장의 고수` 짐 로저스(63)가 금 값 1000달러 시대를 예견했다. 원유를 비롯한 주요 상품들이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지만 "아직도 갈 길이 멀다"며 상품주 랠리가 지속될 것으로 내다 봤다.
블룸버그 통신은 19일 짐 로저스가 싱가포르의 한 인터뷰에서 금 값이 온스당 1000달러까지 급등할 것을 전망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정확한 시기는 언급하지 않았으며, 현재의 원유 및 상품 랠리가 당분간 지속될 것을 예상했다고 전했다.
로저스는 "역사상 가장 짧은 상품주 랠리는 15년간, 가장 긴 랠리는 23년간 지속됐다"며 "역사에서 어떤 가르침을 얻을 수 있다고 한다면, 현재의 상품주 랠리가 아직도 갈 길이 많이 남았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원유와 구리, 아연 선물은 현재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으며, 다른 상품들도 모두 수십년 고점을 기록하고 있다. 투기꾼과 헷지펀드들이 주식과 채권에 있던 자금을 수익률이 더 높은 상품으로 돌리면서 수요가 폭증하고 있기 때문.
중국과 미국, 일본 등의 경제 회복으로 수요는 폭증하는 반면 공급은 제한적이라는 판단이 매수세로 이어지고 있다. 특히 유가의 경우에는 이란 핵 사태와 같은 지정학적 우려에 따른 공급 차질 우려가 크게 작용하고 있다.
짐 로저스는 이에 대해 "대부분의 상품에서 공급과 수요가 완전히 균형을 벗어나 있다"며 "(수급상황을 감안할 때) 현재의 상품 가격 랠리는 거품이 아니다(This is not a bubble)"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수년간 어느 누구도 새로운 광산을 열지 않았고 현재 모든 오래된 광산들은 거의 고갈된 상태"라고 진단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시아를 중심으로 한 전세계 경제가 빠르게 성장하고 있어 수요는 지속적으로 성장하는 추세라고 덧붙였다.
이에따라 짐 로저스는 현재 624.7달러인 금 현물 가격이 1000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며 상품주 랠리가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짐 로저스는 1970년대 조지 소로스와 퀀텀 헷지펀드를 공동 설립했으며, 1999년 상품 랠리의 시작을 예견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