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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KOK 피해금 2조원대 행방 불투명…警 동결 698억 환수도 ‘산넘어 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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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지 기자I 2026.10.18 11:3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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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립토 X파일 탐사보도-KOK코인 사건]①
양부남 의원실, 울산경찰청 ‘KOK 수사현황’ 확보
범죄수익 4044억 특정, 처분금지 698억 불과
1심 형사재판 진행 중…피해자 자산 반환 지연
피의자 콜드월렛 암호해독·은닉 자산 추적 난항
피해자들 “수사·금융당국 신속 조사·환수 시급”

[이데일리 서민지 최훈길 정윤영 기자] 국내외 57만명에게 2조5000억원대 피해를 입힌 ‘KOK코인(KOK토큰)’ 다단계 사기 사건에서 경찰이 실제 처분금지 조치를 한 범죄수익 관련 재산은 700억원에도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마저도 1심 형사재판이 진행 중이어서 피해자들의 피해 회복에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 전체 피해액 가운데 2조원 이상의 자금 회수 여부가 불투명한 만큼 수사기관과 금융당국의 자금 추적 현황을 점검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8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양부남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울산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KOK 사건 관련 수사 현황’ 자료에 따르면 경찰은 지난 2023년 8월부터 지난해 4월까지 피의자들의 범죄수익을 대상으로 울산지방법원에서 총 4044억원 상당의 기소 전 몰수·추징보전 인용 결정을 받았다. 그러나 실제 처분금지 조치를 완료한 재산은 698억원으로 법원이 보전을 인용한 금액의 17.3%에 불과했다. KOK코인 사건의 이 같은 범죄수익·처분금지 규모가 공식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KOK코인 사건은 검찰 추산 국내외 총 57만707명, 총 2조5759억원 피해를 끼친 다단계 사기 사건이다. 일당은 2019년부터 KOK코인을 발행해 예치금 리워드(보상)와 다단계로 투자자를 끌어들였지만, ‘돌려막기’ 방식이 어려워지자 서비스를 종료하고 투자금을 빼돌렸다. 이번에 확인된 4044억원은 경찰이 특정한 범죄수익 규모이고 698억원은 피의자들이 실제 보유한 재산 가운데 처분금지 조치를 한 금액이다. 처분금지 대상에는 가상자산과 사모펀드, 부동산, 자동차, 임대차보증금 반환채권 등이 포함됐다.

KOK코인 사건 피해자들 50여명이 지난달 7일 오후 울산 남구 옥동 울산지방법원 앞에서 △피해자 예치금에 대한 철저한 추적 △재판부와 수사기관의 신속한 실체 규명과 책임자 엄정 처벌 △해외 도피 적색수배자들의 신속한 국내 송환을 촉구했다. (사진=최훈길 기자)
KOK코인 사건 피해자들 50여명이 지난달 7일 오후 울산 남구 옥동 울산지방법원 앞에서 △피해자 예치금에 대한 철저한 추적 △재판부와 수사기관의 신속한 실체 규명과 책임자 엄정 처벌 △해외 도피 적색수배자들의 신속한 국내 송환을 촉구했다. (사진=최훈길 기자)
다만 이미 처분금지 조치를 완료한 698억원도 실제 피해 회복으로 이어지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현재 KOK 사건의 1심 형사재판이 진행 중인 데다 범죄수익에 대한 법원의 판단이 확정되지 않아 피해자들이 해당 재산을 피해 회복에 활용해 달라고 요청하더라도 당장 지급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기소 전 몰수·추징보전은 피의자들이 재산을 임의로 처분하지 못하도록 제한하는 잠정적 조치로 피해자들에게 자산을 반환하는 절차와는 구분되기 때문이다.

향후 재판 결과에 따라 피해 회복 가능성도 달라질 수 있다. 유죄 판결로 해당 재산의 범죄수익성이 인정되더라도 피해자들에게 반환하려면 별도의 법적 요건과 절차를 거쳐야 한다. 반대로 범죄 혐의가 인정되지 않거나 보전 명령이 취소되는 등 법적 근거가 사라질 경우 현재 처분금지된 재산마저 피의자 측에 반환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경찰 측은 “보전 인용액 가운데 아직 재산을 확보하지 못한 3346억원에 대해서도 은닉 자산을 지속적으로 추적해 추가 처분금지 조치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경찰 측은 가상자산 형태로 은닉된 범죄수익을 추적하는 데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경찰은 피의자들이 범죄수익 은닉에 사용한 콜드월렛을 압수했지만 피의자들의 도주와 비밀번호 은닉으로 암호를 해독하지 못하고 있다. 압수한 지갑에 보관된 가상자산의 규모조차 확인하지 못한 것이다.

더 큰 문제는 전체 피해액이 2조5000억원에 달하지만 경찰이 범죄수익으로 특정한 금액은 4044억원에 그친다는 점이다. 피해액과 범죄수익은 산정 기준이 달라 차액 전부를 은닉 자산으로 단정할 수는 없지만, 2조원 이상에 해당하는 피해 자금의 이동 경로와 회수 가능성을 규명하는 것이 관건이다. 경찰이 특정한 범죄수익 외에 추가로 추적 가능한 자산이 얼마나 남아 있는지에 따라 향후 피해 회복 규모도 달라질 수 있다.

특히 금융정보분석원(FIU)이 KOK 관련 의심거래보고(STR)를 접수했는지, 수사기관에 관련 금융거래정보를 제공했는지 등 금융당국의 자금 추적 현황도 확인할 필요가 있다. 금융감독원이 FIU와 관련해 어떻게 공조했는지도 확인이 필요한 대목이다. 국회는 19일 금감원, 22일 금융위·금감원에 대한 국정감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KOK코인 사건에서 현금화 통로로 사용된 일당측 의심 지갑이 움직이지 않다가 2021년 12월15일 이후 약 4년 9개월 만인 지난 달 15~19일 이더리움 2600개 전량(88억7966만원 상당) 코인 자금 이동이 일어났다.(자료=코어시큐리티 디지털금융범죄대응연구소)
KOK코인 사건에서 현금화 통로로 사용된 일당측 의심 지갑이 움직이지 않다가 2021년 12월15일 이후 약 4년 9개월 만인 지난 달 15~19일 이더리움 2600개 전량(88억7966만원 상당) 코인 자금 이동이 일어났다.(자료=코어시큐리티 디지털금융범죄대응연구소)


앞서 이데일리와 코어시큐리티 디지털금융범죄대응연구소(DFCIA)의 ‘디지털자산 피해사건 신고 및 탈세 공익제보 크립토 X파일 프로젝트’ 결과에 따르면 가상자산 지갑 분석 결과 이들은 국내외 가상자산거래소를 이용해 수천억원의 자금세탁을 했다. KOK코인 사건 자금세탁 총책이 가상자산 장외거래(OTC) 업자를 통해 600억원대 가상자산을 현금화한 정황도 확인됐다. (참조 9월11일자 <[단독]피해자 돈 묶였는데 1200억 빼돌렸다…KOK코인 최초 추적>), <[단독]KOK 주동자 지갑 보니…中거래소 거쳐 500억대 현금화>, 10월2일자 <[단독]‘적색수배’ KOK 자금총책 지갑 보니…국내외 거래소로 1050억대 현금화>, 10월2일자 <[단독]‘KOK 자금책’ 드러난 수법…사채시장서 600억원대 현금화>)

KOK코인 사건 피해자들은 “신속히 조사·수사해 동결 및 몰수·추징보전 조치를 취해달라”며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중대범죄수사청,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에 ‘KOK 관련 범죄수익 은닉·자금세탁 의심 정황에 대한 수사 및 범죄수익 보전 촉구’ 진정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양부남 의원은 “기소 전 몰수·추징보전이 인용된 4044억원 중 실제 처분 금지가 완료된 자산이 698억원에 불과하다는 점은 수사당국의 은닉 재산 추적 역량에 큰 아쉬움을 남긴다”고 지적했다. 그는 “피해 회복의 핵심은 2조원대 피해금의 최종 종착지를 밝혀내는 데 있다”며 “경찰은 FIU 등 관계 기관과 긴밀한 자금 추적 공조 체계를 구축해 차명 자산이나 해외로 유출된 자금 흐름을 신속히 역추적하고 선제적인 재산 보전 조치에 총력을 다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데일리와 코어시큐리티는 ‘디지털자산 피해사건 신고 및 탈세 공익제보 크립토 X파일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온라인 공익 제보를 접수합니다. 개인이든 법인·기관이든 누구나 이데일리 홈페이지 팝업창이나 배너를 통해 접속해 제보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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