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블루칩을 모아놓은 다우존스 30산업평균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0.70% 내린 4만3444.99를 기록했다. 대형주 벤치마크인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1.32% 내린 5870.62를, 기술주 위주의 나스닥지수도 2.24% 하락한 1만8680.12에 거래를 마쳤다.
전날 제롬 파월 의장이 연준이 금리 인하를 서두르지 않을 것이라는 발언에 금리인하 속도조절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전날 파월 연준 의장은 텍사스 댈러스에서 열린 댈러스 연은 주최 행사에 참석해 “미국경제가 금리 인하를 서두를 필요가 있다는 어떤 신호도 보내고 있지 않다”며 “현재 미국 경제에서 보고 있는 강함은 우리가 (통화정책) 결정을 신중하게 접근할 수 있는 능력을 제공한다”고 말했다.
여기에 미국의 소비가 굳건하면서 미 경기가 예상보다 강하게 나타나면서 금리인하 속도조절론이 더욱 강화됐다. 미 상무부에 따르면 미국의 10월 소매판매가 7189억 달러로 전월 대비 0.4%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는 시장 예상치 0.3% 증가를 웃도는 수준이다. 아울러 상무부는 9월 소매판매증가율을 기존 0.4%에서 0.8%로 수정했다. 미국의 소비는 미 경제의 3분의 2를 차지한다. 즉, 경제가 강하게 나올수록 인플레이션 둔화세가 느려지고, 경기침체 우려가 사라지면서 연준이 금리인하를 신중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된다.
실제 이날 수전 콜린스 미국 보스턴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연준이 기준금리 인하와 관련해 속도 조절할 시기에 다가오고 있다고 언급했다. 콜린스 총재는 월스트리트저널(WSJ)의 인터뷰에서 기준금리를 중립금리 수준으로 지속해서 낮춰야 할 필요성을 인정하면서도 “우리는 더 천천히, 더 신중하게 접근하는 게 적절한 시점에 도달할 것”이라고 밝혔다. 콜린스는 연준 내 중도적 인물로 평가받는다.
그러면서 그는 “확실히 선택지에 올려져 있지만, 확정된 것은 없다”라며 “12월까지 들어오는 추가 지표가 있고, 우리는 무엇이 타당한지 지속해서 검토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준이 12월 현재보다 기준금리를 25bp(1bp=0.01%포인트) 내릴 확률은 60%로 뚝 떨어졌다. 전날에는 72.2%였는데 시장에서는 금리인하 가능성을 대폭 낮춘 것이다.
아스토리아 포트폴리오 어드바이저의 존 다비 최고경영자(CEO)는 “트럼프 랠리 이후 시장은 고평가 됐고, 파월 의장이 금리인하를 서두를 필요가 없다고 말한 것이 오늘 매도세의 주된 이유일 것”이라며 평가했다.
◇케네디 등장에 제약주↓…테슬라 뺀 매그니피센트7 ‘뚝’
제약주들이 일제히 하락하면서 다우지수와 S&P500지수가 하락했다. 게 영향을 미쳤다. 트럼프 당선인은 전날 백신 회의론자인 로버트 F. 케네디 주니어를 미국 보건복지부 장관으로 지명할 계획이라고 발표한 게 영향을 미쳤다. 암젠은 약 4.2%, 모더나는 7.3% 급락했다.
기술주들이 대체로 부진한 가운데 전날 급락했던 테슬라는 3.07% 상승했다. 저가 매수세가 들어왔고, 인플레이션방지법(IRA)에 따른 세액공제가 사라지더라도 상대적으로 원가 경쟁력이 있는 테슬라가 경쟁 우위에 있을 것이라는 평가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금리인하 속도조절 가능성에 반도체주들이 대체로 부진했다. 엔비디아는 3.26% 급락했고, 인텔(-2.72%), 브로드컴(-3.25%), 마이크론테크놀로지(-2.86%), 퀄컴(-2.12%), AMD(-2.84%) 등 크게 하락했다. 애플(-1.41%), 마이크로소프트(-2.79%), 아마존(-4.19%), 알파벳(-1.95%), 메타(-4.0%) 등 매그니피센트7도 테슬라를 제외하고 일제히 하락했다.
◇10년물 금리 한때 4.5%까지 치솟아..유가 4일 만에 하락
금리인하가 더뎌질 것이라는 관측에 국채금리도 튀었다. 연준 정책에 민감하게 연동하는 2년물 국채금리는 1.3bp(1bp=0.01%포인트) 오른 4.307%에, 10년물 국채금리는 2.5bp 오른 4.445%에 거래를 마쳤다. 10년물 금리는 장중 한 때 4.5%까지 치솟았다.
달러는 오르락 내리락 하다 보합으로 마감했다. 주요 6개국 통화대비 달러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106.67에 거래를 마쳤다. 치솟던 엔화 환율은 1.24% 내린 154.34엔을 기록했다.
국제유가도 연준의 금리인하 속도조절 가능성에 영향을 받았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근월물인 12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전장 대비 1.68달러(2.45%) 낮아진 배럴당 67.02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글로벌 벤치마크인 브렌트유 1월 인도분 가격은 전장 대비 1.52달러(2.09%) 하락한 배럴당 71.04달러에 마감했다. 4거래일 만에 하락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