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수산물 금지, 기시다 친서도 NO”…틀어지는 中·日 관계

이명철 기자I 2023.08.27 14:53:24

中, 원전 오염수 방류에 日수산물 전면 수입 금지
기시다 친서 들고 방문하려뎐 日정치인 방문도 거절
중국인 일본 단체관광 취소 움직임…반일 정서 커져

[이데일리 이명철 기자] 일본이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를 방류한 후 중국과의 관계가 틀어지고 있다. 중국은 오염수 방류에 강하게 반발하며 일본산 수산물 수입을 전면 금지했고 일본측 인사의 방문도 사실상 거절했다. 일본에 대한 여론이 악화하자 주중 대사관은 중국에 있는 일본인들에게 조심하라는 주의를 전달하기도 했다.

일본이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를 방류한 지난 24일(현지시간) 중국 베이징의 한 수산시장에서 상인과 고객들이 거래 중이다. (사진=AFP)


27일 요미우리신문과 블룸버그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일본 연립여당인 공명당은 야마구치 나쓰오 대표가 이달 28일 예정됐던 중국 방문을 연기한다고 밝혔다.

야마구치 대표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게 전달할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의 친서를 들고 중국을 방문할 예정이었다. 3일간 일정 동안 중국 정부 요인들을 만나 오염수 방출의 필요성과 타당성에 대해 설명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오염수 방류를 연일 비판하고 있는 중국측이 공명당에 “당면한 양국 관계 상황을 감안할 때 적절한 타이밍이 아니다”라고 연락한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 세관인 해관총서는 일본이 24일 오염수를 방류하자 성명을 발표해 “방사성 오염 위험을 방지하고 중국 소비자 건강 보호를 위해 일본산 수산물 수입을 전면 중단한다”고 밝힌 바 있다.

중국은 이때까지 후쿠시마현 등 일본 10개 지역 수산물 수입을 금지하고 있었는데 이번에 전국으로 확대한 것이다. 일본은 오염수를 방류하며 과학적으로 안전하다는 입장을 내세웠지만 중국은 여전히 비판적인 입장이다.

일본의 방류 결정은 중국 내에서 반일 감정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중국 매체인 제일재경은 “중국 내 일식당들은 일본 재료 사용을 중단하겠다고 발표했고 일부 관광업체에서는 일본 여행을 철수하기 시작했다”며 일본 단체관광 취소 움직임도 있음을 전했다.

상황이 악화되자 베이징의 주중 일본 대사관과 상하이 일본 영사관은 자국민들에게 “공공장소에서 너무 큰 소리로 일본어를 하지 말라”는 메시지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일본 야마구치 공명당 대표의 방중는 너무 성급했다는 지적이다. 한 일본 정부 고위 관료는 요미우리신문에 “중국 내 일본에 대한 비판이 예상 이상으로 격렬했기 때문에 중국측은 회담이 시기상조라고 생각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이 미국과 협력 관계를 공고히 하면서 중국엔 반도체 수출을 제한하는 등 최근 국제 정서를 감안할 때 중국의 태도는 예상됐다는 의견도 있다. 블룸버그는 “오염수 방류는 최근 몇 년간 일본과 중국 관계를 괴롭힌 일련의 문제 중 가장 최근”이라며 “중국은 중국에 대한 일본 수출 제한과 한·미·일 정상회담 합의에 대해 비판적이었다”고 전했다.

한편 일본이 오염수를 방류한 후 아직까지 특별한 문제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 일본 환경성은 오염수가 방류된 후쿠시마 원전 주변 해역의 해수를 분석한 결과 방사성 물질 농도 등 안전성에 이상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27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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