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인의 책을 국내에 소개해왔던 은행나무출판사는 페터 비에리가 지난달 독일 베를린에서 세상을 떠났으나 고인의 저작권 등을 관리하는 독일 출판사가 타계 소식을 뒤늦게 알렸다고 6일 밝혔다.
1944년 스위스 베른에서 태어난 페터 비에리는 영국 런던과 독일 하이델베르크 대학에서 철학과, 고전문헌학, 인도학과 영문학을 전공했으며, 베를린자유대 언어철학 교수를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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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 명성을 얻은 계기는 2004년 발표한 ‘리스본행 야간열차’의 상업적 성공 이후다. 소설 ‘리스본행 야간열차’는 20여개 이상 언어로 번역 출간돼 전 세계에 수백만 부가 판매됐다. 2013년에는 빌리 어거스트 감독이 동명의 영화로 연출하면서 평단과 대중의 갈채를 받았다. 이 소설은 고전문학을 강의하던 교수 그레고리우스가 낯선 여인을 구한 뒤 그녀가 남긴 책에서 15분 후 출발하는 리스본행 열차 티켓을 발견하고, 그 열차에 몸을 실으며 벌어지는 이야기다.
2020년 발표한 장편소설 ‘언어의 무게’가 그의 마지막 작품이 됐다. 소설 외에도 ‘페터 비에리의 교양 수업’ ‘자유의 기술’ ‘자기 결정’ ‘삶의 격’ 등의 철학서를 출간했다.
고인의 저작권 등을 관리하는 조 렌들 출판인은 “우리는 위대한 사상가이자 소설가를 잃었다”며 “그의 소설은 인간성에 대한 위대한 질문들에 생명을 불어넣었다. 우리에겐 그의 작품들이 남아있고, 이에 그에게 감사하다”고 추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