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은 한국항공우주연구원에서 개발한 고고도 장기 체공 태양광 무인기(EAV-3)에 자사 리튬황 배터리를 탑재, 성층권 환경에서 비행하는 시험에 성공했다고 10일 밝혔다.
해당 무인기는 고도 12km 이상 성층권에서 태양에너지와 배터리로 비행한다. 날개 위 태양전기판을 통해 충전, 낮에는 태양전지와 배터리 전력으로 비행하고 밤에는 낮에 배터리에 충전된 전력으로 날게 된다. EAV-3의 날개 길이는 20m, 동체 길이는 9m다.
LG화학은 지난달 30일 항공우주연구원 고흥항공센터에서 무인기에 리튬황 배터리를 탑재, 오전 8시부터 약 13시간 동안 비행테스트를 진행했다. 국내에서 리튬황 배터리 테스트에 나선 건 LG화학이 처음이다. 특히 이번 테스트에선 국내 무인기로는 전례없는 고도 22km를 비행, 무인기 기준 국내 성층권 최고 고도 비행 기록을 달성했다. 또한 총 13시간 비행 중 7시간을 일반 항공기가 운항할 수 없는 고도 12~22km의 성층권에서 안정적인 출력으로 비행한 것도 특징이다.
회사 관계자는 “이번 비행 테스트는 영하 70도의 낮은 온도와 대기압이 지상 대비 25분의 1수준인 진공에 가까운 성층권의 극한 환경에서도 차세대 배터리인 리튬황 배터리의 안정적인 충방전 성능을 확인했다는데 큰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리튬황 배터리는 기존 리튬이온 배터리를 대체할 차세대 제품 중 하나다. 양극재에 황탄소 복합체, 음극재에 리튬메탈 등 경량재료를 사용해 무게당 에너지 밀도를 기존 리튬이온보다 1.5배 높인 게 장점이다. 무게가 가벼운데다, 희귀금속을 사용하지 않아 가격경쟁력도 뛰어나다. 현재 전기차용뿐만 아니라 장기체공 드론, 개인용 항공기 등 미래 운송수단의 핵심부품으로 꼽히고 있어 세계 각국의 개발 경쟁이 치열하다.
LG화학 미래기술연구센터 혁신전지 프로젝트팀은 지난 1년 6개월간 성층권 환경과 유사한 극한의 환경을 재현해 리튬황 배터리 연구를 진행해왔다. LG화학은 향후 추가적인 리튬황 배터리 시제품을 생산, 수일 이상의 장기 체공 비행을 시연할 예정이다. 또한 리튬이온 배터리보다 에너지 밀도를 2배 이상으로 키운 리튬황 배터리를 오는 2025년 이후 양산한다는 목표다.
노기수 LG화학 최고기술책임자(CTO) 사장은 “이번 비행 테스트를 통해 고 에너지 밀도의 차세대 배터리 분야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입증했다”며 “향후 차세대 배터리 분야에 연구개발을 집중해 세계 시장에서의 주도권을 더욱 공고히 해나가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