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원기 전 사장은 1981년 삼성전자에 입사해 액정표시장치(LCD)사업부 사장과 중국삼성 대표 등을 거치고 2017년 퇴임했고, 올 2월 28일 에스원에 합류했다. 삼성전자의 최고위급 인사가 중국 시스템반도체 업체로 이직하면서 ‘기술 유출’ 논란도 벌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에스윈이 주력 제품으로 삼고 있는 DDI는 OLED와 LCD 등 디스플레이의 화소를 조절하는 역할을 하는 시스템반도체로 패널용 DDI와 모바일용 DDI 등으로 나뉜다. 디스플레이가 탑재되는 모든 전자 제품에 들어가는 반도체로 ‘시스템 반도체 분야의 D램’이라고도 불린다.
삼성전자는 2002년부터 지난해까지 18년 간 전 세계 DDI 시장에서 1위를 지키고 있다. 시장 점유율은 30% 안팎으로 뒤를 이어 대만 노바텍과 하이맥스, LG그룹 계열사인 실리콘웍스 등 한국과 대만 업체들이 주도하고 있는 제품이다. 삼성전자의 경우 삼성디스플레이가 전 세계 시장의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모바일용 중소형 OLED패널 시장과 연계해 OLED 스마트폰의 DDI의 90% 가량을 공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2030년까지 시스템반도체 1위를 목표로 삼은 삼성전자가 스마트폰의 두뇌인 ‘모바일AP’(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 눈인 ‘이미지센서’(빛을 전기신호로 바꾸는 반도체) 등과 함께 주력으로 거론하고 있는 제품도 DDI다.
에스윈은 한국과 대만이 주도하고 있는 DDI 분야에서 시장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BOE 등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와 협력해 내수 시장을 공략하는 전략을 펼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미·중 무역분쟁으로 인한 ‘반도체 금수’ 조치가 확대될 것에 대비해 자국산 DDI 설계 및 생산을 통해 디스플레이 분야의 자급을 이루려는 것으로 업계는 추정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대형 LCD패널 세계 1위에 올라선 중국 디스플레이 상징인 BOE의 수장을 지낸 왕둥성 에스윈 회장이 장 전 사장을 영입한 것도 기술보다는 그가 오랫동안 쌓아온 디스플레이 사업의 노하우와 인맥 등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며 “중국은 미·중 무역 분쟁 속에서 반도체 자급률 70% 달성이란 ‘반도체 굴기’를 이루기 위해 스마트폰과 TV 등에 반드시 필요한 DDI 자급화에 속도를 낼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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