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8일 보고서에서 “ECB 결정은 유로존 신용 사이클과 투자심리 회복을 이끌면서 하반기 유로존 경기회복에 촉매제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ECB는 전날(현지시간) 정책금리를 현행 기준금리는 0%, 예금금리와 한계대출금리는 각각 -0.40%와 0.25%로 동결하기로 했다. 그러면서 목표물 장기대출프로그램 ‘TLTRO-Ⅲ’를 도입하기로 했다. TLTRO는 실물경제에 대한 대출(주택담보대출 제외)을 많이 하는 은행에 저리로 돈을 대주는 것이다. ‘TLTRO-Ⅲ’는 오는 9월부터 시작해서 2021년 3월에 종료할 예정이다. 앞서 1차와 2차는 2014년과 2016년에 도입해 운영했다.
박 연구원은 “유럽은행들은 프로그램 덕에 올해 4분기부터 총 6분기 동안 대출 자산의 30% 규모를 거의 제로금리에 가까운 수준으로 ECB로부터 차입할 수 있다”며 “1년 반에 걸쳐 ECB 대출 창구가 열려 있기 때문에 은행입장에서는 펀딩 압박을 벗어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TLTRO 2가 2020년 만기가 돌아온다는 점에서 올해 하반기부터 시작되는 이번 프로그 램은 은행의 펀딩 압박을 상당히 줄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박 연구원은 “유로존 가계대출은 견조한 흐름을 유지하고 있고 최근 들어 PMI도 반등조짐을 나타내고 있다”며 “따라서 평상시 위기에 굼뜨다는 오명이 있던 ECB가 이번에 신속하게 움직인 것은 심리회복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실제 드라기 총재도 기자회견에서 이번 결정이 만장일치로 이뤄졌다는 점을 자랑스러워했다”며 “앞으로 일관성 있는 정책대응이 가능하다는 점을 시사한 것”이라고 풀이했다.
박 연구원은 “ECB 정책 도입으로 부진한 기업대출이 살아나고 가계대출이 완만하게 증가하는 경로를 밟는다면 하반기 유로존 성장률은 잠재성장률을 웃도는 수준까지 회복할 것”이라고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