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은 새 지주회사 알파벳으로 전환하지만 법률적 절차일 뿐 겉으로봐서 당장 달라진 것은 없다. 5일부터 미국 나스닥에서 기존의 구글 A형 보통주 대신 알파벳 A형 보통주가, 구글 C형 무의결권주는 알파벳 C형 무의결권주로 바뀌는 정도다. 그렇지만 지주회사의 공식 출범을 계기로 분사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구글은 지난 8월 핵심인 검색·광고부문과 신규사업을 분리하는 방안을 골자로 하는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하기로 결정했다.
기존 구글은 자회사의 하나로 핵심 수익창출원 검색, 광고, 지도를 포함한 인터넷사업에 집중한다. 이에 따라 가정용 사물인터넷(IoT) 관련 기술을 개발하는 네스트, 벤처캐피털 부문 구글벤처스, 좀 더 큰 회사에 투자하는 구글 캐피털 등이 자회사로 분리될 전망이다.
또 자율주행 자동차, 기구(氣球·풍선)을 통한 인터넷 연결, 로봇 개발, 암 치료, 노화예방, 스마트홈 등 미래 프로젝트 사업도 알파벳 자회사로 분리돼 독립적으로 꾸려진다. 구글은 이러한 변화를 통해 기존 조직을 재정비해 투명성을 높이고 차세대 사업을 독립적으로 꾸려 경쟁력을 높일 방침이다.
구글은 순다르 피차이가 수석부사장이 맡는다. 모회사 알파벳은 공동창립자 중 하나인 래리 페이지가 경영할 예정이다. 에릭 슈미츠는 이사회 의장을 맡게 되며 알파벳 산하 사업부들은 각각 자체 CEO를 두게 된다.
구글은 지주회사 체제로 바뀌면서 회계나 정보 투명성도 높인다. 알파벳은 내년 1월 발표하는 올해 4분기 실적부터 구글과 다른 사업부 실적을 분리해 발표할 예정이다. 투자자들은 그동안 핵심인 검색·광고 사업에서 번 돈을 미래 먹거리 발굴에 얼마나 투자하는 지에 대한 정보를 공개하라고 요구했다. 검색 회사로 출발한 구글은 최근 10년 사이 무인자동차에서 우주 사업까지 사업 영역을 계속 확대하고 있다.
래리 페이지 창업자는 “우리 회사는 지금 잘 운영되고 있지만 좀 더 명확하고 잘 설명할 수 있도록 투명성을 높이겠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