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회계조작 스캔들 이후 한동안 주춤하던 중국 기업들의 뉴욕증시 상장이 다시 봇물을 이루고 있다. 30여곳이 미국에서 상장을 추진하면서 올해 중국 기업들의 기업공개(IPO)가 지난 2010년 이후 최대 활황을 보일 전망이다.
10일(현지시간) 월가 투자은행들에 따르면 지난해 8곳에 불과했던 중국 기업들의 뉴욕증시 상장이 올해에는 최소 30곳에 이를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IPO를 추진하는 기업들은 대부분 인터넷 등 정보기술(IT) 기업들이다.
현재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업체인 알리바바가 뉴욕과 런던 증시 상장을 두고 저울질하고 있는 가운데 중국 2위 전자상거래업체인 JD닷컴도 뉴욕증시에서 최대 15억달러 규모로 IPO를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뉴욕에 상장한 중국 기업들 가운데 두 번째로 큰 규모다.
또 대표 온라인 구인구직 사이트인 자오핀닷컴도 뉴욕에서 IPO를 추진하고 있다.
중국 기업들은 지난 2010년만해도 36곳이 뉴욕증시에 입성하는 등 활발한 IPO를 보였지만, 지난 2011년 회계장부 조작 스캔들로 미국 투자자들의 신뢰를 잃으면서 IPO도 활기를 잃었다.
그러나 최근 중국 성장에 베팅하는 소위 ‘차이나 플레이(China play)’가 인기를 얻는 상황에서 급성장하는 중국 인터넷 기업들에 대한 미국 투자자들의 관심이 늘어나자 IPO 수요가 살아나고 있는 것이다. 실제 중국 온라인 소매시장 거래액은 지난해 1조8500억위안으로 전년대비 42%나 급증했다. 아이리서치에 따르면 이 규모는 2016년까지 두 배로 늘어날 전망이다.
또한 최근 뉴욕에 상장한 중국 기업들이 시장에서 급등세를 타고 있는 점도 매력으로 부각되고 있다. 컨설팅업체인 언스트앤영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에 상장한 중국 기업들은 평균 53%의 주가 상승률을 기록했다.
일례로, 지난해말 상장한 중국 대형 반도체 솔루션 공급업체인 몽타주 테크놀러지그룹과 온라인 정보 사이트인 58닷컴(58同城) 주가는 상장 이후 70%나 뛰었고 온라인 스포츠복권 사업자인 500닷컴 역시 지난해 11월 이후 3배 가까이 주가가 치솟았다.
현지 투자은행 관계자들은 “회계조작에 따른 상장 폐지 사태로 중국 기업들에 대한 관심이 떨어졌지만, 이제 중국 기업들에 대한 규제가 강화되면서 관심이 살아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