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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전쟁 맞받아치자. 정치 군사적 준비를 해야한다”

박수익 기자I 2013.08.30 10:44:20

일부 언론 녹취록 공개.. 참석자들 "총기준비·주요시설 타격" 등 거론
국정원, 내란음모 혐의 등으로 이석기 의원 사전구속영장 신청

[이데일리 박수익 기자] “오는 전쟁 맞받아치자. 정치 군사적 준비를 해야한다.”

국가정보원으로부터 내란예비음모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는 이석기 통합진보당 의원이 “정치·군사적으로 전쟁을 준비해야한다”는 발언을 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30일 일부 언론이 보도한 녹취록에 따르면, 이석기 의원은 지난 5월 서울 마포구의 한 종교시설에서 진보인사들과 가진 모임에서 이같은 내용을 담은 기조연설을 참석자들에게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정원은 해당 모임을 이른바 ‘RO산악회’라는 지하조직으로 판단하고 수사 중이다.

녹취록에 따르면, 당시 모임은 이석기 의원의 강연과 권역별 토론. 이 의원의 마무리 발언 등의 순서로 진행됐다. 이 의원은 기조연설을 통해 “지배세력에 60여년 동안 형성했던 현 정세를 무너뜨려야 된다”며 “전쟁을 준비하자. 힘과 힘이 충돌하는 시기에 우리가 압도적 우위를 점할 수 있도록 물질·기술적 준비를 갖춰야한다”고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 의원은 “유사시에 대비해 총기를 준비하라”거나 “통신·유류시설 타격을 준비해야한다”는 등의 발언은 직접하지 않았고, 해당 발언은 이 의원의 기조연설 이후 진행된 참석자들의 그룹별 토론에서 주로 나온 것으로 나타났다.

참석자들은 이 의원의 기조발언 이후 “외국에서 수입하는 장난감총에서 가스쇼바를 개조” “저격용 총 준비” 등을 언급했다. 또 “전시상황이라든지 중요한 시기에는 우리가 통신과 철도, 가스, 유류 같은 것을 차단시켜야되는 문제기 있다”며, 평택 유류저장소와 혜화전화국, 철도타격 등을 거론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러한 녹취록 내용에 대해 김재연 통합진보당 의원은 이날 오전 CBS 라디오에 나와 “저희가 어제까지 그 상황과 관련해서 확인할 수 있는 바대로는 알아봤지만 모두 다 아닌 것으로 얘기가 됐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새벽에 그 기사들을 보고 도대체 이게 어디서 나온 얘기인지 앞 뒤도 하나도 맞지 않고 출처도 알 수 없는 이 자료들이 왜 내란음모사건의 근거인지 너무나 궁금하다”며, 국정원이 지하조직으로 판단하고 있는 ‘RO’에 대해서도 “전혀 실체가 아니며 사실도 아니다”고 반박했다.

한편 국정원은 이러한 녹취록 등 수사자료를 토대로 이석기 의원에 대해 내란음모 및 국가보안법 위반 등 혐의로 사전구속영장을 신청하고, 전날 체포한 홍순석 통합진보당 경기도당 부위원장과 이상호 수원진보연대 고문, 한동근 전 수원시위원장 등 3명도 같은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다만 현역의원인 이석기 의원의 구속 여부는 국회 체포동의 등의 절차를 거쳐야 한다. 법원이 이 의원에게 사전구속영장을 발부하려면 국회 회기 중일 경우 국회 체포동의 절차를 밟아야 한다. 9월 2일부터 회기가 시작되는 정기국회에서 체포동의안이 통과될 경우 구인장을 발부해 영장실질심사를 벌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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