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유가가 복병이다. 이란 핵문제를 둘러싼 갈등이 심해지면서 유가가 계속 고공비행할 경우 물가에 미치는 영향은 상당할 전망이다.
◇3월에도 기저효과와 정책효과 기대
2일 통계청에 따르면 2월 소비자물가는 1년전 같은 달에 비해 3.1% 올랐다. 지난 2010년 12월 3.0%를 기록한 이후 1년 2개월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소고기값과 돼기고기값이 10% 이상 떨어지는 등 축산물 물가가 크게 안정됐고 이동통신 기본요금 인하 등으로 공공서비스 요금이 떨어진 덕이다.
무엇보다 가장 큰 요인은 기저효과다. 작년 2월 3.9%를 시작으로 치솟기 시작했다. 작년 3월 4.1%를 기록해 4%대에 올라섰고 8월에는 4.7%를 보이기도 했다. 올들어 물가상승률이 3%대로 안정됐어도 체감물가가 여전히 높은 이유다.
다만, 올 한해 이 같은 기저효과가 꾸준히 작용하면서 전년비 물가상승률은 안정세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 높다.
특히 3월에는 대학등록금 인하와 보육료 지원 확대 등 정부 정책의 효과도 기대된다. 또 한파가 있었던 2월에 비해 3월 날씨가 포근해지면 농산물 가격 안정도 기대해볼만 하다.
◇유가와 서울시 교통요금 인상 `걸림돌`
이는 바로 국내 석유류 물가에 반영된다. 소비자물가 가운데 휘발유, 경유, 등유, 부탄가스, LPG 등 석유류로 분류된 품목의 전년동기대비 물가상승률은 1월 7.0%에 이어 2월 7.9%로 확대됐다.
석유류가 소비자물가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000을 기준으로 53.5 수준에 불과하지만, 제조원가가 올라가면서 서비스요금이나 공업제품 물가상승으로 이어지는 부분까지 감안하면 유가의 파급력은 더 상당하다.
서울시의 교통요금 인상이 3월에 본격 반영된다는 점도 불안요인이다. 공공서비스 요금은 매달 23일이 포함된 주간에 조사하기 때문에 지난달 25일을 기점으로 실시된 서울시 교통요금 인상은 2월 물가에 반영되지 않았다.
정부는 서울시 교통요금 150원 인상으로 연간 소비자물가 0.06%포인트 오를 것으로 분석했다.
안형준 통계청 물가동향과장은 "가장 큰 불안요인은 바로 국제 유가 상승"이라며 "그렇더라도 소비자물가 등락률 추세상으로는 안정되는 국면에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