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세계 1위`를 향한 꿈..中장가항 포항불수강을 가다

윤종성 기자I 2010.10.27 11:00:58

9월 현재 매출 15억달러, 영업익 3340만달러 달성
내년 상반기 23만톤 냉연설비 완공..STS코일센터도 준공
지역사회와의 '상생'..한·중합작기업 모범 모델로

[중국 장가항= 이데일리 윤종성 기자] 지붕까지 올라간 철골에는 벽체가 입혀지기 시작했다. 뼈대밖에 없는 공장에는 600여명의 근로자가 일사분란하게 움직이며 틀을 잡아가고 있었다.

공사가 한창인 공장 내부에선 흩날리는 쇳가루들로 숨을 쉬기 힘들 지경. 여기저기 용접 불꽃을 튀겨가며 노련하게 작업하는 용접공들의 손놀림이 인상적이다. 귀를 찢는 소음에 바로 옆 사람과 짧은 대화도 나누기 힘들지만, "내년 4월이면 완공된다"고 말하는 한 직원의 목소리는 쩌렁쩌렁 울린다.

상하이 국제공항에서 양쯔강(長江)을 따라 차로 두시간 여를 달려 도착한 '장가항 포항불수강(ZPSS)'은 세번째 스테인리스 냉연공장의 건설로 분주했다. 내년 4월 완공을 목표로 짓고 있는 새 냉연공장의 길이는 910m. 내부에 자리잡은 생산라인의 길이만 710m에 이른다. 지금껏 중국 스테인리스 공장이 구축한 냉연제품 생산라인 중 최장이다.

회사 관계자는 "생산라인의 길이가 길수록 다양한 강종을 개발하는데 유리하다"며 "이 외에도 생산성을 높이고, 고정비 지출도 줄여주는 등 장점이 많아 생산라인의 길이는 점차 길어지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새로 들어서는 냉연공장에선 200계와 400계 등 모든 종류의 스테인리스 제품 생산이 가능하다.
 
▲ 장가항포항불수강 전경

총 2억6000만달러가 투입된 새 스테인리스 냉연공장의 생산능력은 연산 23만톤 규모.
 
공장 완공과 함께 장가항 포항불수강의 냉연제품 생산능력은 기존 40만톤에 23만톤을 더해 연산 63만톤으로 늘어난다. 여기에 청도 포항불수강(연산 20만톤)의 생산능력까지 합치면, 포스코는 중국에서만 80만톤 이상의 스테인리스 냉연제품을 생산하게 되는 것이다.


김용민 장가항포항불수강 총경리(사장)는 "현재 스테인리스 시장이 공급 과잉이라 다들 힘들어 하지만, 우리 회사는 납기일을 경쟁사에 비해 크게 단축시키면서 톤당 200~ 300위안씩 비싸게 팔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처럼 소비자의 니즈에 맞춰 제품을 생산해 간다면 충분히 승산이 있는 게임"이라고 덧붙였다.



◇ 2018년 스테인리스 세계 1위 '꿈은 이루어진다'

포스코가 중국내 스테인리스 전략생산기지인 장가항 포항불수강의 증설 투자와 함께 스테인리스 세계 1위로의 화려한 비상을 꿈꾸고 있다. 포스코는 현재 아세리녹스에 이어 이 분야 세계 2위 업체. 하지만 내부적으로는 8년 뒤인 2018년께에는 아세리녹스를 제치고, 1위로 올라설 것으로 자신하고 있다.

이번 장가항 포항불수강의 냉연설비 증설은 스테인리스 세계 1위를 향해 포스코가 내딛는 첫걸음인 셈이다. 여기에 내년 상반기 중 저가 원료인 니켈냉선의 사용비율을 늘려주는 원료 용해가 완공되고, 연 15만톤 가공능력 규모의 회사직영 스테인리스 코일센터까지 준공되면 스테인리스 분야에서 포스코가 갖는 위상은 사뭇 달라질 전망이다.
 
계획된 설비증설 공사가 모두 끝나는 2013년엔 장가항포항불수강은 스테인리스 100만톤 생산체제를 구축하게 된다.
 
▲ 장가항포항불수강 공장 내 제강공정 모습.

새로 짓는 냉연공장은 회사 입장에서도 각별한 의미를 지닌다. 지난 1997년 장가항 포항불수강 설립 이래 포스코(005490) 자본이 아닌, 순수 자기자본만으로 진행된 첫번째 투자이기 때문이다.
 
성낙현 장가항포항불수강 부총경리(부사장)는 "그 동안 세 차례 진행된 투자는 모두 포스코의 자본을 들여왔지만, 이번에는 포스코의 지원없이 순수하게 우리 자본만으로 이뤄진 첫번째 투자"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 지역사회와의 '相生'.. 한· 중 합작투자의 모범으로

포스코가 82.5%, 장가항 일대 최대기업인 사강집단이 17.5%를 투자해 설립한 장가항 포항불수강은 한·중 합작기업의 '모범'이라는 평가도 끌어내고 있다. 회사의 성장과 함께 장가항 지역 내에서 다양한 상생활동을 펼치면서, 현지 기업 못지 않는 평판을 얻으면서 부터다. 
 
2008년 금융위기와 중국 스테인리스 시장의 수급불균형 등으로 지난 2년간 어려움도 겪었지만, 올 들어 경영 실적도 크게 호전되면서 지역에서 차지하는 위상도 점차 커지고 있다.    
 
올 9월까지 장가항포항불수강의 매출은 15억20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46% 늘어났다. 영업이익은 지난해 동기 적자에서 올해는 3340만달러 흑자로 돌아섰다. 특히 각박한 스테인리스 시장 여건을 감안하면 '놀라운 성과'라는 게 회사 안팎의 평가다.
 
김용민 총경리는 "장가항포항불수강은 저가 원료 사용기술과 품질 차별화로 중국 스테인리스 산업 내 최고의 경쟁력을 보유한 회사"라며 "앞으로도 경쟁사 보다 높은 영업이익을 시현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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