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오상용기자] 아시아 경제가 빠른 회복세를 보이고 주식 시장도 뜀박질을 시작하자, 성급한 축배를 경계하는 목소리가 잇따르고 있다.
26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의 칼럼니스트 월리엄 페섹은 "한국 경제의 빠른 회복세가 아시아 경제에 대한 기대를 높이고 있다"며 "한국 정부에 경의를 표한다"고 밝혔다.
그는 "불과 8개월전만 해도 한국이 아이슬란드와 같은 위기에 빠지는게 아닌가 하는 우려가 있었지만 지금은 금리 인상을 가장 먼저 시작하는 국가가 될 것인가(출구전략)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경계심을 늦추거나 축배를 들기는 이르다고 했다.
그는 정부와 중앙은행의 대규모 부양책에 힘입어 경제 주체들의 심리가 호전되고 있지만 이는 새로운 자산버블에 불과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결국 미국 소비가 회복되기 전까지는 아시아의 전망을 낙관하기 힘들고, 섣부른 기대감은 추가적인 버블 붕괴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도 27일자 사설을 통해 "V자형 회복을 선언하기엔 너무 이르다(Too early to declare a V-shaped victory)"고 경계감을 드러냈다. 지난주 아시아개발은행(ADB)이 "아시아 경제가 최악의 국면에서 벗어나 V자형 반등을 보일 것"이라고 전망한데 대해 반론인 셈이다.
FT는 "중국 시장이 미국과 유럽 시장을 대체하는, 그래서 아시아 제품의 최종 구매자가 될 것이라는 전망은 환상에 불과하다"며 "ADB 보고서에서도 드러났듯 중국을 포함한 아시아의 역내 수출 비중은 22%에 그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나머지 78%는 여전히 미국과 유럽 등 역외로 수출된다는 것.
FT는 "무역불균형 해소(글로벌 리밸런싱)라는 식상한 문구에도 불구, 아시아 국가들은 서구의 수요가 `정상(normal)`으로 돌아오기를 바라고 있지만, 그것이 `정상적`으로 보이던 시절은 끝났다(normal is over)"고 지적했다.
이어 "아시아 경제가 자신들의 수요기반을 마련하기까지는 아시아의 회복은 허약한 채로 남아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