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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행 하루전 자통법, 어디 숨었나

최한나 기자I 2009.02.03 10:01:19

관련기관마다 1년전 법률 게시..`수차례 개정` 미반영
3일에야 관보게재 예정..이후 홈페이지에도 등재 가능

[이데일리 최한나기자] 국내 모 은행 자금부 A씨. 오는 4일부터 시행되는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이하 자통법)` 관련 보고서를 만들라는 상사 지시에 자통법 전문을 구하려다가 진땀을 뺐다.

자통법을 총괄하는 금융위원회는 물론 금융감독원과 증권업협회(현 금융투자협회), 법제처에 이르기까지 모두 홈페이지에 1년전 법률을 게시해놓고 있어 최종 확정법률을 구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다른 은행에 다니는 B씨도 마찬가지. 최종안을 구하기 위해 이곳저곳을 뒤져봤지만 쉽게 찾을 수 없어 난감했다. 유관기관 홈페이지마다 2008년 1월29일자 법률과 시행령, 시행규칙 등을 띄워놓고 있어 직접 문의하는 번거로움을 치러야 했다.

증권업협회에 올라온 문서의 경우 2009년 1월5일자로 표기돼있으나 실제 내용은 2008년 2월29일자와 조금도 다르지 않다. 1년새 수차례 개정된 내용이 하나도 반영되지 않은 셈이다.

A씨는 "바뀐 법 내용을 찾으려고 관련기관 홈페이지를 다 뒤졌지만 최신 내용을 구할 수 없었다"며 "법 내용을 정확히 알고 있어야 미리 공부도 하고 분석도 해볼 수 있을 것 아니냐"고 비판했다.

B씨 역시 "작년 2월 이후 바뀐 내용을 반영하지 않고 최초 내용만 올려둔다는 게 말이 되나"며 "시행이 코 앞에 다가왔는데도 쉽게 구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관련기관들은 법제처에 책임을 돌리고 있다. 법제처에서 법률적 심사를 마쳐야 다른기관에서 법률과 그에 따른 시행령 등을 게재할 수 있는데 법제처에서 절차가 덜 끝났다는 것.

증협 법규실 관계자는 "법제처에서 최종 작업을 끝내지 않으면 우리로서는 새로운 내용을 올릴 수가 없다"며 "예전 내용을 올려둘 수밖에 없는 상태"라고 말했다.

법제처는 최종 법류 고시는 관보를 통해 이뤄지는 것이라며 관보 게재를 담당하고 있는 행정안전부에 책임을 묻고 있다.

법제처 담당자는 "법제처에서는 관보 게재 전에 실질적인 내용 심사까지만 맡고 있다"며 "실질 내용 심사는 지난달중 다 끝났다"고 말했다.

행안부와 협의해 관보 업무를 맡고 있는 법제처 다른 관계자는 "자통법의 경우 오늘(3일)중 관보에 실리기로 협의를 마쳤다"며 "국회 심의 과정에서 관보 게재 일정을 협의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번이 그런 경우"라고 말했다.

행안부에서 이날중 관보에 자통법 최종안을 게재하면 뒤이어 유관기관에서도 홈페이지에 최종안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결국 A씨와 B씨는 자통법 시행을 하루 앞두고서야 최종 법률을 손쉽게 찾아볼 수 있게 된 셈이다.

B씨는 "자통법의 가장 중요한 취지 중 하나가 투자자 보호 아니냐"며 "법의 기본내용조차 쉽게 찾아볼 수 없다면 시행하기도 전에 법 취지가 무색해지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자통법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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