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과 올해 출범한 저가항공 자회사 진에어는 내년 싱가포르 항공유 예상치를 갤런당 2.3달러(배럴당 96.5달러)로 잡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로 환산해보면 75달러선으로 예상했다. 달러-원 환율 전망치는 1200원으로 잡았다.
아시아나항공과 지난 10월 첫 취항한 에어부산도 내년 환율과 유가를 각각 1200원과 70달러(WTI 기준)로 잡을 계획이다. 에어부산은 부산시와 아시아나항공이 공동으로 설립한 지역항공사.
애경그룹 계열 저가항공사 제주항공도 내년 경영계획을 환율 1223원, 유가 73.3달러 예측하고 사업계획을 짰다.
경기침체로 유가가 추가 하락할 것이란 시장 예상이 형성됐지만, 항공업계는 유가 전망치를 높여잡았다.
미국 에너지부는 내년 유가를 배럴당 51달러로 전망했고, 금융권과 각종 연구기관은 내년 유가를 40~60달러대로 보고 있다. 최근 국제 유가가 배럴당 50달러선 안팎에서 거래되는 것과 비교해도 20달러 이상 높은 수치다.
달러-원 환율 전망은 금융권에 비해 낮은 편이지만 정부 예상치 1100원보다 100원 높다.
항공업계가 지난해와 비교해 보수적으로 경영계획을 세운 이유는 높아진 시장 변동성 탓이다.
지난해 대한항공(003490)과 아시아나항공(020560)은 올해 사업계획을 환율 900원대, 유가 80달러대로 연말 수준과 비슷하게 세웠지만 실제 환율과 유가는 크게 어긋났다.
올해 900원대에서 출발한 환율이 지난달 1500원선에 육박했다가 최근 1300원대에 머물고 있다. 또 올해 90달러대에서 시작한 국제 유가는 지난 7월 150달러선 돌파를 넘볼 정도로 상반기 내내 상승 일로를 걸었다.
또 경기침체로 최악의 경영환경이 우려되는 만큼 최악의 상황을 가정하고 경영에 임하겠다는 각오도 담겨있다.
한 항공업계 관계자는 "낙관적인 그림을 그려갈 상황이 아니다"라며 "시장상황과 경기를 참고해 내년 경영계획을 보수적으로 잡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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