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탐방)코스맥스, 화장품 OEM "세계로"

권소현 기자I 2003.08.18 10:55:07
[edaily 권소현기자] 랑콤, 샤넬, 에스티로더... 세계적인 화장품 브랜드들이다. 이런 유명 화장품들에 조만간 국내 화장품 업체의 손길이 닿을 것으로 보인다. 코스맥스가 이들 화장품 OEM 제조업체인 인터코스와 기술제휴 계약을 맺고 조만간 중국에 공동으로 생산법인을 설립할 계획이기 때문이다. 코스맥스 이경수 사장은 이탈리아 화장품 생산업체 인터코스와의 제휴를 성사시키기 위해 4년동안 공을 들인 끝에 지난해 8월 인터코스 제품의 처방전 및 생산, 품질 관리 등의 노하우를 사용하는 한편 합작회사를 설립하는 내용이 계약을 체결시키는데 성공했다. 이같은 제휴의 결실로 지난달 인터코스로부터 도입한 기술로 색조화장품 8개 품목을 개발, 생산에 들어갔다. 또 합작법인도 당초 국내, 베트남 등지에 설립하려던 계획이 중국으로 바뀌기는 했지만 막바지 단계에 접어들어 세계적인 화장품 OEM 회사로의 변신에 본격 시동을 걸었다. 중국 현지법인은 코스맥스와 인터코스의 지분율이 3대 7 정도로, 중국 소주지방에 `인터코스차이나`라는 이름으로 설립된다. 일단 소주지역 수출자유지역에 건설되는 생산라인은 전량 수출을 위해 가동되며 이외에 중국 내수시장 공략을 위해 소주이나 항주 지역에 별도의 생산라인이 구축된다. 이 사장은 "인터코스가 세계 굴지의 화장품 브랜드들에 제품을 공급하고 있기 때문에 공동 생산법인 설립으로 자연스럽게 이들 화장품에도 코스맥스의 손길이 닿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미 코스맥스는 일본 헤어케어 생산업체인 ITC사와 미국 기능성 화장품 전문기업인 나테라사와 기술제휴를 맺은 바 있고 바디샵, 포에버21, 윌그린, 유니레버 등에 화장품을 납품하는 등 해외시장을 상당부분 개척한 상태다. 이 사장은 이번 인터코스와의 제휴에 대해 "중국과 동남아 등 해외시장으로 뻗어나가는 한편 생산기술을 전수받아 이를 바탕으로 국내 화장품 시장의 기술력도 한층 향상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코스맥스는 인터코스의 기술을 기반으로 4분기부터 국내 대형 화장품 업체에 공급할 색조 화장품을 본격적으로 생산할 계획이다. 이미 주요 대형사들과 이에 대한 계약을 마친 상태다. 이와 함께 코스맥스는 4분기에 나노 기술력을 적용한 기능성 화장품에도 기대를 걸고 있다. 지난 4월 서울대 벤처기업인 나노하이브리드와 공동으로 나노 신물질 `IAA-브리드`를 세계 최초로 개발, 상품화를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기존 주름개선제인 레티놀이 공기중에서 불안정성을 보이는 단점이 보완됐으며 주름개선 효과도 더 높다는 게 이 사장의 설명이다. 사실 코스맥스의 상반기 실적은 악화됐다. 코스맥스 뿐만 아니라 국내 화장품시장이 위축되면서 대부분의 화장품 업체들이 부진을 면치 못했다. 그러나 인터코스 기술로 생산한 화장품과 나노 기술을 적용한 화장품을 통해 올해 실적악화가 그다지 우려할 만한 수준은 아닐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사장은 "이제까지 두자리수 성장을 해왔던 화장품 시장이 상반기에는 소비심리 위축과 경기부진으로 14.5% 감소했다"며 "수입개방으로 외국계 화장품 업체들의 공격적인 진출도 큰 영향을 미쳐 사실상 화장품 업계에서는 IMF 때보다 경기가 더 나쁘다고 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낙관적인 시각을 가진 사람들은 4분기부터 화장품 업계 경기가 나아질 것으로 보고 있지만 이 사장은 1~2년은 걸릴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그동안 외국계 브랜드들도 현지 생산체제로 전환할 것이고 코스맥스와 같은 화장품 OEM 업체들에게는 오히려 기회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코스맥스는 현재 자체 브랜드를 갖고 있지 않으며 오로지 화장품 연구, 생산만을 하고 있다. 이 사장은 앞으로도 고유 브랜드를 출시할 계획은 없다고 강조한다. 국내 화장품 시장도 선진국처럼 점차 연구개발과 생산, 판매가 분리되는 추세로 갈 것이라고 믿고 있기 때문이다. 이 사장은 "일본 등 선진국의 경우 생산과 판매가 분리된 것이 50~70년 전의 일이다"며 "국내시장도 생산을 OEM에 맡기는 비중이 현재 10% 내외에서 빠르면 5~10년 내에 30%를 넘어설 것"으로 내다봤다. 이어 "자체 브랜드를 갖게 되면 거래처가 모두 경쟁사가 될 수 있다"며 "오히려 화장품 연구개발에만 전념하는 것이 세계 일류가 될 수 있는 길"이라고 역설했다. 코스맥스 연구소가 업계 5위 안에 든다는 자신감 역시 이같은 `한우물 파기` 전략을 가능케 하고 있다. 한편 최근 지분 10%를 넘게 매집하며 궁금증을 증폭시켰던 슈퍼 개미 김영만씨에 대해 이 사장은 "지난 4월부터 지분을 매입하면서 회사를 몇 차례 찾아왔다"며 "미국에서 아치앤젤(Archangel) 인터내셔널클럽이라는 패션의류 관련 유통업체를 경영하고 있는 사람으로 알고 있고 이번에 화장품을 출시하고 싶다면서 제품 개발을 의뢰해 기초화장품 샘플을 만들어서 공급했다"고 설명했다. 이 사장은 항간에 나돌았던 개인 인수설에 대해 우려하기 보다는 제휴선이 하나 더 생겼다는 데에 무게를 두면서 "화장품 연구개발 및 생산능력을 알아주니 고마울 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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