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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일본에서 일어난 지진의 영향으로 여행객의 혼란이 커지고 있다. 향후 100년에 한 번꼴로 닥친다는 대지진까지 우려된다는 소식에 일부 여행객은 막바지 여름휴가를 앞두고 취소를 결정하고 있다. 안전 문제가 불거지면서 아직 일본 현지 상황을 지켜보는 이들도 마음을 졸이고 있다.
11일 일본 여행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는 일본 여행을 앞둔 이들의 근심 어린 게시글이 쏟아졌다. 누리꾼들은 “다음 주에 오사카로 떠날 예정이었지만 가족들의 반대로 결국 취소했다”, “항공, 숙소, 철도 예약 취소로 수수료만 50만 원 가까이 나왔다”, “내년 출발 상품을 초저가로 예약했는데 아이들을 생각해 다른 곳을 찾아 보는 중” 등의 하소연이 올라왔다.
지진 여파는 신규 여행 수요에도 영향을 미치는 모습이다. 현재 일본으로 향하는 항공권은 특가도 소진되지 않고 있다. 일부 저비용항공사는 9월 중순에 출발하는 인천-오사카 평일 편도 항공권을 11일 기준 최저 5만 5000원(세금 불포함)에 내놓았지만 아직 판매가 진행 중이다. 과거 이 정도 수준의 특가가 나오면 순식간에 매진됐던 것을 생각하면 분위기가 확 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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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일본 기상청은 지난 8일 규슈 미야자키현 앞바다의 규모 7.1 지진이 발생한 뒤 ‘난카이 해곡 지진 임시 정보’(거대 지진 주의)를 발표했다. 난카이 해곡은 일본 시즈오카현 쓰루가 만에서 규슈 동쪽 태평양 연안 사이에 있는 해저 계곡으로 100~150년 주기로 대지진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지역에서 마지막으로 발생한 지진은 1944년과 1946년이었다. 일본 기상청은 난카이 해곡 지진 발생 확률이 평소보다 높다고 판단되면 ‘거대 지진 주의’, ‘거대 지진 경계’ 등으로 알리는 시스템을 지난 2017년부터 운영 중이며 이번에 처음으로 임시 정보를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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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점이던 가격 경쟁력은 최근 악화되고 있다. 원·엔 재정환율은 지난달 1∼5일 100엔당 850원대에서 이달 5∼6일 950원대로 올랐다. 앞서 일본은행이 단기 정책금리를 연 0~0.1%에서 연 0.25%로 인상하면서 엔화 가치가 급등했다.
파죽지세와 같던 일본 여행 열풍은 지진으로 인한 안전 문제와 더불어 엔화 추이에 따라 인해 꺾일 가능성이 없지 않다. 일부 여행사들은 상황을 예의주시하면서 다른 대체 여행지 상품 구성을 놓고 고민 중이다.
한 여행사 관계자는 “팬데믹 이후 엔화 약세를 앞세운 가격 경쟁력으로 특수를 누리던 일본이 이번 지진으로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며 “아직 취소 문의가 많지 않지만 향후 상황 변화에 따라 얼마든지 바뀔 수 있는 만큼 대체 상품 마련에도 나설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