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는 애플 ‘아이폰’이 트랜드라고 여기는 젊은 MZ세대들의 대다수 인식이기도 하다. ‘갤럭시폰’은 ‘아재폰’으로, ‘아이폰’은 MZ폰으로 인식이 굳어지고 있는 현상이 지속되면서 프리미엄폰 시장을 키워야 하는 삼성전자(005930)의 고민도 더 커질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가수 성시경은 지난 5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 ‘먹을텐데’에서 최근 자신이 만났던 젊은 여성으로부터 들었던 말을 공유했다. 성시경은 “얼마 전에 어린 여자애를 만났는데 ‘오빠 갤레기 써요?’라고 하더라”며 “어린애들은 당연히 ‘아이폰’이어야 하고, (갤럭시는) 아저씨들의 폰이니까”라고 말했다.
이어 “그 친구가 ‘우와~ 신기하다 좀 봐도 돼요?’라면서 구경하더라. (나는 갤럭시 쓰는게) 전혀 불편함이 없다. 심지어 (예전엔) ‘아이폰’을 썼었다”며 “그런데 나는 더 이쪽(갤럭시폰)이 편하다고 느낀 거고, 어린 친구들은 약간 맥(Mac)에 익숙해져 있으니 더 편해진 거다. 뭔가 (아이폰은) 트랜디한 느낌이 있다”고 덧붙였다.
성시경은 이날 스마트폰으로 음식 사진을 찍으면서 “난 개인적으로 ‘아이폰’보다 ‘갤럭시’ 사진이 더 따뜻한 것 같다”며 “더 잘 나오는 것 같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이처럼 삼성전자 ‘갤럭시폰’은 국내 젊은 층에게 ‘갤레기’로 비하될 정도로 인정을 받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7월 한국갤럽이 진행한 ‘스마트폰 사용률’ 설문에서도 18~29세 연령대의 ‘아이폰’ 사용자는 65%, 30대에서도 41%를 차지했다. 2030세대 중심으로 보면 압도적인 비중이다. 하지만 40대 이후부터는 18%, 6%(50대), 4%(60대)로 떨어져 대조를 이뤘다. 40대부터는 삼성 ‘갤럭시폰’의 비중이 높다.
이같은 젊은 세대의 ‘아이폰’ 선호 현상은 국내를 넘어 전 세계적인 트랜드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즈는 최근 1996년 이후 출생자를 뜻하는 ‘Z세대’에 대해 “아이폰을 가지려는 사회적 압력이 미친 수준”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업계에선 과거 스티브 잡스 시절 애플이 보여줬던 혁신의 이미지를 잘 이어가며 일종의 ‘명품’ 이미지를 구축한 것이 주 요인으로 보고 있다. 실제 현재 애플과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제품 성능은 큰 차이가 없고, 오히려 일부에선 ‘갤럭시폰’의 성능이 더 앞서기도 한다. 고급스럽고 트랜디한 이미지를 보고 젊은 소비자들이 지갑을 열고 있다는 해석이다.
삼성전자도 이같은 브랜드 이미지의 격차를 잘 알고 있다. 노태문 삼성전자 MX사업부장(사장)은 지난 7월 간담회에서 “글로벌 전 지역, 전 계층이 편안하게 사용할 수 있는 제품과 기능을 제공하는게 우리의 의무이자 바람”이라며 “지금처럼 특정 계층에서 선호도가 갈리는 건 결코 바람직한 현상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연령별로 갈리는 ‘갤럭시폰’ 선호도 차이에 대해 인지하고 있고, 이를 극복하기 위해 국내 영업·마케팅팀들과 대응 방안을 마련하고자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를 위해 삼성전자는 폴더블폰 ‘갤럭시Z 플립’ 시리즈로 젊은 층에게 다가가기 위한 시도를 꾸준히 전개하고 있다. ‘폰꾸’(폰꾸미기) 액세서리를 늘리고, 다른 명품 및 대중 브랜드들과의 콜라보레이션도 확대 중이다. 그럼에도 브랜드 이미지 격차를 뒤바꾸는 건 쉽지 않은 일이기 때문에, 삼성전자로서도 고민이 클 것으로 보인다.
애플은 오는 13일 ‘아이폰15’ 시리즈를 국내에 출시한다. 이번 ‘아이폰15’는 발열부터 내구성, 변색 등의 문제가 출시 초기부터 발생하면서 도마 위에 오른 상황인데, 국내에서 어떤 평가를 받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국내 모바일 부품업계 관계자는 “애플 ‘아이폰’ 이용자들은 로열티가 상당해 이 정도의 이슈로 ‘갤럭시’로 기종을 바꾸는 건 많지 않을 것”이라면서 “삼성전자는 젊은 마케팅과 동시에 기기적 완성도와 신뢰도를 높이며 더욱 안정감을 보여줘야 할 것”이라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