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힘에 의한 현상변경 반대" 연일 강조…美 의회선 '자유' 46번 언급

송주오 기자I 2023.04.30 18:12:33

尹, 하버드大·美 의회서 中·러시아 팽창주의 비판
北 향해 "전체주의 결정판"…인권 실상도 언급
하버드 대담선 "韓, 1년 내 핵무장 가능…국제관계 고려해야"
'워싱턴 선언'엔 中·러 겨냥 "안보리 비협조로 불가피한 선택"

[이데일리 송주오 기자] 윤석열 대통령은 미국 상·하원 합동 연설에서 ‘자유’란 단어를 46회나 사용했다. 취임 후 가장 많이 썼다. 그러면서 윤 대통려은 한미동맹을 ‘자유와 평화를 지키는 글로벌 동맹’으로 규정했다. 이와 대조적으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북한의 인권 실상을 비판했다. 윤 대통령은 연일 ‘힘에 의한 현상 변경은 안된다’고 강한 어조로 말했다.

미국을 국빈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27일(현지시간) 워싱턴DC 국회의사당에서 열린 미 상·하원 합동회의에서 연설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윤 대통령은 ‘자유의 동맹, 행동하는 동맹’이라는 주제로 미 의회에서 43분간 영어로 연설했다. 당초 윤 대통령의 연설은 30분가량으로 예상됐지만, 미 의원들의 박수 57번과 기립박수 23번이 나오면서 예상보다 길어졌다.

윤 대통령은 연설에서 분당 1회 이상 ‘자유’를 사용, 총 46번 언급했다. 이는 지난해 5월 10일 취임식에서 35차례 언급한 것을 뛰어넘는 수치다. 이어 ‘동맹’은 27번, ‘민주주의’는 18번 사용했다.

윤 대통령은 자유민주주의가 세계적으로 ‘허위 선동’, ‘거짓 정보’로 위협받고 있다고 진단한 뒤, 국제연대로 이에 맞서야 한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와 관련 “일방적인 현상 변경 시도”로 규정하며 강력하게 규탄했다. 이어 “자유세계와 연대해 우크라이나 국민의 자유를 수호하겠다”며 “우크라이나 국민의 자유를 수호하고 이들의 재건을 돕는 노력을 적극적으로 펴 나갈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윤 대통령은 자유민주주의를 위협하는 또 다른 세력으로 북한을 지목했다. 윤 대통령은 자유민주주의를 선택한 한국과 달리 북한은 평화를 외면했다고 비교 설명했다. 이어 북핵의 위협성을 경고하면서 “한미일 3자 안보 협력도 더욱 가속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윤 대통령은 해법으로 한미동맹을 제시하며 “대한민국은 미국과 함께 세계시민의 자유를 지키고 확장하는 ‘자유의 나침반’ 역할을 해나갈 것”이라고 약속했다.

윤 대통령은 전날 하버드대 케네디스쿨에서 ‘자유를 향한 새로운 여정’(Pioneering a New Freedom Trail)이라는 주제로 연설에서도 “다른 나라의 자유를 무시하는 ‘힘에 의한 현상 변경 시도’에 국제사회는 용기 있고 결연한 연대로서 대응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힘에 의한 현상변경’이란 표현은 통상 서양권에서 중국, 러시아의 팽창주의를 비판할 때 쓰는 표현으로, 한미동맹의 밀착관계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대목이다.

그러면서 “국제사회에서 다른 사람의 자유, 다른 나라의 자유를 존중하지 않는 태도는 종종 힘에 의한 현상 변경 시도로 나타난다”며 “국제법을 위반한 침공으로 우크라이나 국민들의 자유와 인권이 무참히 짓밟혔다”고 꼬집었다.

북한 정권을 향해서도 ‘전체주의의 결정판’이라고 규정하며 “북한의 불법적인 핵무기 개발과 핵 협박은 한반도뿐만 아니라 주변국, 나아가 세계의 평화와 자유를 심각하게 위협하고 있다”고 날 선 비판을 했다. 윤 대통령은 북한 인권도 언급하며 국제사회의 관심을 촉구했다.

윤 대통령은 조지프 나이 하버드대 석좌교수와의 토론 및 학생 질의응답에서 “대한민국은 핵무장을 하겠다고 마음을 먹으면 빠른 시일 내에, 심지어 1년 이내에도 핵무장을 할 수 있는 그런 기술 기반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윤 대통령은 국제관계를 고려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또 한미 정상회담에서 채택된 ‘워싱턴 선언’과 관련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충분한 협조를 받지 못해 불가피한 선택이었다는 취지로 말했다. 안보리에서 북한 제재에 반대하는 러시아와 중국을 겨냥한 발언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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