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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현금 송금 대신 상품권 구매를 유도하는 사기가 늘었다. 대포통장 규제가 까다로워지자, 숫자로 이뤄진 핀번호만 전달받으면 사용할 수 있는 상품권이 수단이 된 것. 카톡 등 메신지로 자식 행세를 하면서 부모에게 상품권 수십장을 대신 구매해 달라는 방식이다.
경찰청은 지난 21일 SNS 계정 ‘폴인러브(Pol In Love)’를 통해 메신저 피싱 사례를 소개했다. 실제 사례를 편집한 영상에서 ‘가짜 아들’은 엄마에게 “핸드폰 액정이 고장나서 매장에 맡기고 컴퓨터로 카톡한다”며 “문화상품권 구매 부탁을 받았는데 폰이 고장 나서 못 하고 있다. 편의점에서 대신 구매 좀 해달라”고 부탁한다. 이어 편의점에서 상품권을 구매한 영수증을 번호가 보이게 사진을 찍어 보내달라고 한다.
엄마가 “핸드폰 빌려서 통화 좀 하자”고 하자 그는 “폰 빌리기가 어렵다. 보이스톡을 받아보라”며 메신저 내 통화기능을 이용한다. 하지만 엄마가 받은 통화에서는 아무 소리가 들리지 않는다. 피싱범은 연달아 전화를 걸었다가 말 없이 끊은 후 메신저로 “왜 엄마 말 안 해?”라고 도리어 짜증을 내며 “빨리 해달라”고 재촉한다.
결국 엄마는 편의점으로 가서 상품권 구매 후 영수증 사진을 메신저로 보내줬고, 진짜 아들의 전화를 받고서야 사기라는 것을 깨달았다.
신고를 받은 경찰과 피해를 입은 중년 여성은 즉각 상품권을 구매한 편의점에 가서 환불 처리를 했다. 다행히 상품권이 일부만 사용된 상태여서 피해자는 금액 대부분을 돌려받을 수 있었다.
경찰청은 “아무리 가까운 가족이라도 돈을 요구할 때는 꼭 다시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