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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불붙은 미·중 무역전쟁에 글로벌 투자심리가 위축되고 있다. 특히 위안화 가치가 심리적인 저항선 밑으로 급락하면서 아시아 시장 분위기가 급격히 얼어붙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산 수입품에 2000억달러 규모의 추가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소식은 생각보다 후폭풍이 거셌다. 실제 이를 강행할 것으로 예측한 전문가들이 많지 않았던 탓이다.
이번에는 중국이 대응할 카드를 전망하기 힘들다는 점도 시장에 공포 심리를 불어 넣었다. 중국이 미국에서 수입하는 품목을 모두 합쳐도 2000억달러에 크게 모자라기 때문이다. 같은 수준의 보복 대응이 어려운 만큼 다른 방식을 내놓지 않겠냐는 것이 시장 일각의 불안 요소다.
공포 심리는 뉴욕 시장에서도 감지됐다. 지난 나흘간 상승세를 보이던 뉴욕 증시가 5거래일 만에 하락 반전한 것이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일 대비 0.88% 떨어졌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와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도 각각 0.71%, 0.55% 내렸다.
중국 상황은 더 심각했다. 간밤 달러·위안 환율은 심리적 저항선이던 달러당 6.7위안대를 상회했다. 지난해 8월 이후 거의 1년 간 볼 수 없었던 레벨이다. 위안화 가치가 예상 밖 급락했다는 뜻이다.
원화 가치도 직격탄을 맞았다. 역외시장에서 원화 가치 역시 심리적 저항선을 훌쩍 뛰어넘었다.
간밤 뉴욕 역외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원·달러 1개월물은 1127.65원에 최종 호가됐다. 이는 최근 1개월물 스와프포인트(-0.65원)를 감안하면 전거래일 서울외환시장 현물환 종가(1120.0원)와 비교해 8.30원 상승한(원화 가치 하락) 것이다.
시장은 원·달러 환율의 단기 고점을 1125원으로 보고 있었는데, 이를 비웃기라도 하듯 치솟았다. 시장 전문가들은 원·달러 환율이 1130원도 넘을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
이날 열리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도 환율 급등을 제한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기준금리 동결이 유력한 가운데 시장은 소수의견 출회 여부에 주목하고 있다. 인상 소수의견은 통상 원화 강세 요소이지만 이날 시장에는 큰 영향이 없을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