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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북부지법 형사합의11부(부장 이성호)는 살인·사기·절도 혐의로 구속 기소된 김모(39)씨에게 징역 20년을 선고했다고 19일 밝혔다.
김씨는 지난 6월 22일 자정쯤 서울 노원구 소재 A(39)씨 자택에서 잠든 A씨의 목을 흉기로 수차례 찔러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재판부에 따르면 김씨는 동거인 B씨의 자녀 양육비와 위독한 어머니의 치료비 부담 때문에 생활고에 시달리다 A씨에게 540만원을 빌린 상황이었다.
범행 당일 A씨의 자택에서 술을 마신 김씨는 A씨가 “나이도 많은 여자친구보다 편찮은 어머니를 챙기라”고 질책하자 화가 나 범행을 결심했다.
김씨는 술에 취해 잠이 든 A씨를 흉기로 수차례 찌른 뒤 집을 빠져나왔고 A씨는 과다출혈로 숨졌다.
김씨는 도주 과정에서 사망한 A씨의 카드를 훔쳐 편의점 현금인출기에서 150만원을 인출했다. 또 이 카드로 편의점에서 담배 한 갑과 커피 한 잔을 구매했다. 주유소에서 자신의 차량에 8만여원 어치 기름을 넣기도 했다.
김씨는 경찰 조사에서 “A씨가 B씨에 대해 ‘경제적 능력이 없어 보이고 이혼녀이며 애가 딸려 있다’고 평가하는가 하면 ‘편찮으신 어머니에게 더 신경쓰라’는 충고가 듣기 싫었다”고 진술했다.
재판부는 “김씨의 범행 방법이 잔혹한데다 A씨가 예측할 수 없는 상태에서 비참하고 극단적인 결과를 야기했다”며 “김씨는 범행 직후 피해자를 구조하려는 조치 없이 도주했고 피해자의 카드로 현금을 인출하고 편의점 물품대금과 주유대금을 결제하는 등 범행 후 정황도 매우 좋지 않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이어 “김씨는 소중하고 절대적 가치인 사람의 생명을 박탈했다”며 “아무리 화가 났다고 하더라도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이라고 질타했다. 재판부는 다만 “피고인이 법정에서 범행을 인정하고 잘못을 반성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