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경계영 기자] 10일 원·달러 환율은 이날 오전 11시 헌법재판소의 박근혜 대통령 탄핵 선고 결과를 지켜보며 달러당 1160원을 중심으로 움직일 전망이다.
우리나라와 대만은 닮은 구석이 많다. 강대국 사이에 낀 지정학적 위치나 산업화 과정, 큰 비중을 차지하는 중국과의 관계까지 그렇다. 원화가 대만 달러화와 비슷한 흐름을 보이는 것도 이런 영향이 크다.
수출에 의존하는 경제구조여서 경상수지 흑자 규모가 큰 것도 비슷하다. 이 때문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보호무역 기조에 따라 원화와 대만 달러화가 함께 강세로 가기도 했다. 특히 아시아계 자금까지 맞물려 동조화 흐름은 강해졌다.
다만 이날 원화는 대만 달러화와 흐름이 달라질 수 있다. 우리나라가 대통령 탄핵 여부라는 초유의 결정을 앞두고 있어서다. 이번 헌재의 결정으로 미국의 금리 인상, 유럽 정치 불안 등 대외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에 대내 불확실성이 더해질지 말지가 판가름난다. 이날 오전 11시 전까지는 눈치보기 장세가 이어지면서 롱(달러화 매수) 포지션을 쌓으려는 흐름이 나타날 수 있다.
탄핵 인용으로 결정된다면 원·달러 환율은 간밤 분위기를 반영하며 흐름을 나타낼 것으로 보인다. 시장은 여론조사 등에 따라 탄핵에 무게를 둔 모습이다.
이와 반대로 기각된다면 시장은 혼란에 빠질 수 있다. 가능성을 크지 않게 봤던 일이어서다. 대통령의 복권으로 컨트롤타워가 세워진다지만 일정 정도의 대내적 정치 불안이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일단 간밤 열린 유럽중앙은행(ECB) 통화정책회의는 기준금리와 예금금리, 한계대출금리 모두 동결하기로 했다.
그럼에도 미묘한 변화는 있었다. 성명서에서 “가능한 모든 수단을 이용”이라는 문구가 빠진 것이다. 디플레이션(물가 하락)을 걱정했던 유로존은 물가상승률이 2%에 바짝 다가선 상황을 고려한 변화로 풀이된다. 다만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는 인플레이션이 지속될지 확신하지 못했다. 긴축 신호로 보긴 어렵다는 얘기다.
미국 신규 실업급여 청구 건수는 24만3000건으로 예상치 23만6500건보다 많았다. 그럼에도 10일(현지시간) 미국 고용지표 호조에 대한 기대를 반영하며 미 국채 금리는 10년물 기준 2.61%로 0.05%포인트 올랐다(채권값 하락). 미국 뉴욕증시도 강세를 나타냈다.
역외 뉴욕 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원화는 약세를 이어갔다. 원·달러 1개월물의 최종 호가는 1160.50원으로 최근 1개월물 스와프포인트(0.05원)를 고려하면 전 거래일 서울 외환시장에서의 현물환 종가 1158.10원 대비 2.35원 상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