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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일 박정희 대통령 기념재단은 서울 세종문화회관 세종홀에서 추진위 출범식을 열고, 범국민 모금운동을 벌였다.
출범식에는 한광옥 신임 대통령 비서실장 내정자, 정홍원 전 국무총리, 김기춘 전 비서실장 등 박근혜 정부의 전직 고위관료들이 대거 참석했다.
이 과정에서 이들은 박정희 전 대통령 탄생 100주년인 내년(2016년)에 서울 광화문 광장에 박 전 대통령의 동상을 세우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들이 밝힌 계획에 따르면 박 전 대통령의 동상은 4m 가량으로 제작돼 광화문 광장에 설치된다. 이미 광화문 광장에 세워진 세종대왕과 이순신 상의 크기가 6m 가량인 것을 감안하면 상당한 크기다.
특히 새마을과 박 전 대통령 기념사업을 위해 지난 2009년부터 2017년까지 4500억원 가량이 투입됐으며, 지원된 예산만 하더라도 2600억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박 전 대통령 기념사업에 수천억을 들이는 것도 모자라 이번 동상 제작 및 설치에도 막대한 규모의 예산이 들어갈 전망이라 더욱 논란이 가중 된 상태다.
지난 3일에는 TV조선이 “이미 박정희 전 대통령의 동상이 제작된 상태”라고 보도했다. 경기도의 한 주물제작소에서 5m 짜리 박정희 전 대통령의 전신 동상이 발견된 것.
이들은 앞서 경북 구미 박 전 대통령 생가의 전신 동상도 만들었으며 최근에 서울 광화문에 세울 또 다른 박 전 대통령의 동상 제작 의뢰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야당은 소리 높여 이 같은 현실을 꼬집고 나섰다.
장진영 국민의당 대변인은 3일 논평을 통해 “박 전 대통령이 일본군 장교출신이라는 것이 역사적 사실인데도 광복군에서 활동했다는 역사왜곡까지 서슴지 않고 있다”며 “박정희 우상화는 김일성 우상화 흉내내기요, 이것이야 말로 종북”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진정한 존경은 동상을 필요로 하지 않으며 진정한 효도는 부모를 욕되게 하지 않는 것이 근본”이라며 “박근혜 대통령이 아버지를 이용해 작금의 위기를 넘겨보려 한다면 그것은 허망한 개꿈일 뿐이요, 남아있는 박정희 향수마저도 없애는 크나큰 불효를 저지르는 길임을 알아야 할 것”이라고 이번 ‘최순실 게이트’ 사태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의원 역시 이 같은 사실을 크게 지적하고 나섰으며, 진선미 의원도 3일 열린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새마을과 박정희 전 대통령 기념사업에 2009년부터 2017년까지 4500억원이 들어갔고 4년간 투입된 예산만 해도 2600억”이라며 “어떤 아이들은 생리대가 없어서 신발 깔창으로 하고 있는 이 형랑에 4년 내내 수천 억을 들이고 있고 어제는 광화문 광장에 동상을 세우겠다고 하는 게 이 나라의 현실”이라고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도 3일 YTN라디오 ‘최영일의 뉴스 정면승부’에 출연해 “참 어이가 없는 제안”이라고 헛웃음을 보이며 “광화문 지하 100m에 그 동상을 묻는다면 찬성할 수도 있겠다”라고 말했다.
누리꾼들 역시 쓴 웃음을 지어보이며 정부에 대한 강한 불신과 반감을 나타내는 상태다.
트위터리안 ‘@dondad****’은 “이 와중에도 광화문광장에 일본군 중위출신 박정희 동상을 세우겠다고 모금 활동 시작한 환관내시들”이라며 “권력의 단맛을 본 내시들은 눈과 귀가 없나보다”라고 비꼬고 나섰다.
또 다른 트위터리안 ‘@leslie_****’은 “광화문에 박정희 동상 세우면 바로 맞은편에 김재규가 총 들고 겨냥하는 동상을 세울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밖에도 오히려 광화문 광장에 동상을 세우라는 역설적인 의견도 잇따랐다.
트위터리안 ‘@yong****’은 “박정희 동상을 광화문에 갖다가 꼭 뉘어놓으라”며 “시민들이 밟고 지나다니게”라고 말했고, ‘@adhoc****’은 “한국에서도 조만간 국민들이 前 국가 최고 지도자 동상 목에 줄 걸어서 무너뜨리는 퍼포먼스를 볼 수 있을 듯”이라고 예상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