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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정남 기자] 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나란히 독일을 찾는다. 한·중·일 및 아세안+3 재무장관·중앙은행총재 회의와 아시아개발은행(ADB) 연차총회에 참석하기 위해서다.
거시정책 수장인 이들의 만남은 최근 한국판 양적완화 추진을 둘러싼 미묘한 입장차 때문에 더 관심이 모아진다.
1일 기재부와 한은에 따르면 유일호 부총리는 이날 오후 독일 프랑크푸르트로 출국한다. 이주열 총리는 오는 2일 독일행(行) 비행기에 오른다.
유 부총리와 이 총재는 3일(현지시간) 이른 오전 제16차 한·중·일 재무장관·중앙은행총재 회의에 참석한다. 세 나라의 최근 거시경제와 금융시장 동향을 점검하고 대응방안을 논의하는 자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두 인사는 이어 아세안+3 회의에 나선다. 최근 역내 경제 동향과 위험 요인 등을 점검한다. 특히 역내 금융안전망인 치앙마이 이니셔티브 다자화(CMIM) 협정을 발전시키는 방안도 논의된다. 회의 이후에는 공동선언문도 채택할 계획이다.
이들은 또 3~4일 이틀간 열리는 ADB 연차총회에서 참석한다. 나카오 다케히코 ADB 총재를 비롯해 67개 회원국 재무장관과 중앙은행총재, 국제금융계 주요 인사들이 대거 나온다.
유 부총리와 이 총재가 함께 움직이는 게 주목되는 이유는 또 있다. 최근 구조조정 작업차 국책은행의 자본 확충 방안을 놓고 결이 다른 의견을 표했기 때문이다. 정부는 예산 편성보다 한은의 발권력 쪽으로 기울고 있지만, 한은은 이에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고 있다.
유 부총리는 최근 “(국책은행 자본 확충은) 추가경정예산 편성 요건에 안 맞을 가능성이 크다”고 했지만, 이 총재는 “논의를 해봐야 한다”며 신중론을 폈다.
당장 이번주부터 기재부 금융위원회 한은 산업은행 수출입은행 등이 구조조정 재원 마련을 위해 머리를 맞댄다. 일각에서는 두 인사간 ‘프랑크푸르트 회동’이 구조조정 작업의 분수령이 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