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銀 24.5%·신한銀 3.2%
전분기 대비 순이익 증가
대손충당금 증가 여파
하나·외환·기업銀 감소
[이데일리 김동욱 기자] 올 3분기 실적을 내놓은 시중은행 간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시중은행 중에선 신한은행과 국민은행이 전분기보다 수익이 늘었다. 반면 최근 법정관리에 들어간 모뉴엘, 경영정상화 절차를 밟고 있는 동부제철 등 부실기업 사태로 일회성 비용이 증가한 하나·외환·기업은행은 전분기 대비 순이익이 크게 감소했다. 은행들이 손실을 대비해 미리 쌓아두는 대손충당금이 실적에 큰 영향을 미쳤는데, 리스크 관리로 비용을 얼마나 줄였는지가 실적을 가르는 주요 변수로 작용했다.
◇ 하나·외환·기업銀, 충당금에 ‘발목’
2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 3분기 실적을 발표한 신한·국민·하나·외환·기업·우리은행 등 시중은행 6곳 모두 3분기까지 누적 당기순이익은 지난해보다 크게 증가했다. 1~3분기 누적 순이익 7460억원을 기록한 우리은행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78.9% 급증했다. 같은 기간 국민은행은 39.9% 늘어났고, 하나은행과 기업은행은 각각 25%, 24.5%의 증가율을 보였다. 전문가들은 지난해 은행의 대표적인 수익성 지표인 순이자마진(NIM)이 사상 최저 수준으로 떨어지는 등 은행권 수익성이 추락했던 점을 감안하면 지난해 실적이 워낙 낮았던 데 따른 기저효과가 작용한 것으로 풀이했다.
3분기 실적만 놓고 보면 은행 간 차이가 드러난다. 시중은행 중에서 신한은행과 국민은행 2곳만 전분기보다 순이익이 증가했다. 국민은행은 3분기 3585억원의 순이익을 거뒀다. 전분기(2880억원)보다 24.5% 늘어 시중은행 가운데 순이익이 가장 크게 증가했다. 신한은행은 3분기 4301억원의 순이익을 거둬 같은 기간 3.2% 개선됐다. 반면 하나·외환·기업은행은 실적이 크게 뒷걸음질쳤다. 외환은행은 3분기 1315억원의 이익을 올려 전분기보다 47% 급감했고, 같은 기간 하나은행과 기업은행의 순이익은 각각 26.6%, 20.1% 줄었다.
대손충당금이 시중은행별 실적을 갈랐다. 신한과 국민은행은 3분기까지 쌓은 충당금이 지난해보다 각각 26%와 22% 줄었다. 특히 부실기업에 쌓는 충당금이 대폭 줄었다. 국민은행이 3분기까지 부실기업에 쌓은 충당금은 4752억원으로 지난해보다 24% 줄었다. 반면 기업·하나·외환은행은 모뉴엘 등 기업 부실 사태로 3분기 충당금 적립 규모가 대폭 커졌다. 하나은행의 3분기 충당금전입액은 1270억원으로 전분기보다 370억원 늘었다. 기업은행의 3분기 누적 충당금전입액은 1조151억원으로 지난해보다 21.4% 증가했다. 하나·기업은행은 모뉴엘 등 기업 부실로 3분기 충당금 적립 규모가 커졌다고 설명했다.
| △대손충당금 전입액 추이 (단위 : 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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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충당금 여파, 건전성도 후퇴
3분기까지 충당금을 가장 많이 쌓은 기업은행은 3분기 들어 부실채권이 더 늘었다. 기업은행이 보유한 대출 중 연체가 3개월이 넘는 고정이하 여신(고정·회수의문·손실) 금액은 3분기 기준 2조7010억원으로 지난해보다 23.3% 증가했다. 외환은행은 지난해 9400억원에서 올해 1조660억원으로 고정이하 여신이 13.4% 증가했다. 연체율은 신한·국민은행이 3분기 기준 지난해보다 0.17%포인트씩 개선됐다. 하나은행은 같은 기간 연체율이 0.1%포인트 늘었다.
| △고정이하 여신 금액 추이 (각 사 취합, 단위 :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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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저금리 장기화로 이자수익을 통해 실적을 개선하긴 어려워 리스크 관리로 충당금을 줄이는 등 비용 감소가 실적 개선을 위한 관건”이라고 설명했다.
| △연체율 추이 (단위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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